문화 전시·공연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4 09:16

수정 2019.09.24 09:16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 내달 9일(수) 개막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포스터 /사진=fnDB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포스터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동과 공동 제작한 2019년 시즌 프로그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원작 장강명, 각색 정진새, 연출 강량원)을 오는 10월 9일(수)부터 27일(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제20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2018년 9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됐다.

“추상적인 소설의 내용이 신체행동 연극을 주로 펼치는 극단 동의 장점과 잘 결합된 수작”이라는 평과 함께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비롯해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7’ 등에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기억’, ‘시간’, ‘고통’, ‘속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시도한다. 극 중 남자와 여자는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다. 동급생 영훈을 살인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간 남자는 ‘우주 알 이야기’라는 소설을 써 여자가 일하는 출판사에 보낸다.


여자는 소설의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남자를 찾아간다. 한편 자신의 아들을 죽인 남자를 쫓는 영훈의 어머니는 재회한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고, 남자는 본인이 저지른 살인이 세상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 깨닫는다.

극단 동은 과거로부터 쌓여 온 현재가 아니라 언제인지 알 수 없이 ‘계속되는 현재’를 무대에서 표현하기 위해 극단의 연기 메소드인 ‘신체행동연기’를 작품에 집약시켰다.

‘신체행동연기’란 감정이나 심리의 표현보다 행동의 나열을 통해 인물과 장면을 전달하는 연기 방법론이다.


기울어진 원형 무대도 이 작품의 미학적인 특징이다. 원형의 무대 위에서 저마다의 세계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균형이 무너진 채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몸짓을 만든다.


강량원 연출가는 “소설을 읽었다면 책과 연극을 비교하는 재미를, 읽지 않았다면 공연을 통해 작품을 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작품의 대사인 ‘과거로부터 널 지켜줄게’를 인용하며 “이 작품이 기억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덜어주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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