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덮친 건설현장..고가 중장비 경매행

수억대 기중기·천공기까지 등장
찾는이 없어 낙찰가율 곤두박질
조선·車부품업체 몰린 부울경
페업장 늘며 중고장비도 쏟아져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건설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는 데다 지역경제 침체로 문 닫는 업체와 공장이 늘어나면서 법원 경매에 나오는 중장비 물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체와 자동차업체 등이 몰려 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공장경매 물건이 증가하면서 공장에서 사용하던 중기 물건이 함께 경매로 떠넘겨지고 있다. 반면 찾는 발길은 뜸해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하락 추세다.

■중장비 경매 4년째 증가

25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과 경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2019년 1월~9월 23일) 경매에 부쳐진 중장비 물건은 2197건에 달했다.

덤프트럭, 기중기, 지게차, 굴착기 등 건설 중장비들이 잇따라 법원 경매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년동기 대비 15% 늘어난 수준이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년 건수를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비 경매물건은 4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2018년에 전년보다 약 60% 많은 중장비 경매물건이 쏟아진 뒤 올해까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중기, 천공기, 라인호 트랜스포터 등 고가의 중장비들도 잇따라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개인이 소유하던 감정가 9억원 상당의 기중기가 3억2355만8000원에 낙찰됐다. 5번의 유찰 끝에 응찰자 1명이 나서면서 유찰을 면했다. 물건 자체가 고가이다 보니 낙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덤프트럭 등 저가 물건도 쏟아지고 있지만 경매에 나와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지지옥션 오명원 연구원은 "낙찰률은 2017년 30%대로 추락한 뒤 2018년 30% 선마저 붕괴했고, 올해는 30%대를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낙찰률은 2016년 43.3%에서 2017년 35.1%, 2018년 29.1%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30.4%로 소폭 상승했다.

찾는 사람이 적다보니 수차례 유찰되면서 낙찰가율은 하락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도 80%대를 기록하던 중장비 낙찰가율은 현재 50%대로 뚝 떨어졌다. 2017년(62.2%) 60%대, 2018년(58.1%)과 올해(55.8%) 50%대까지 주저앉으며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불황까지…개인사업자들 '한숨'

이 같은 지표는 건설경기 불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최근 덤프트럭 등 건설자재 운반용 물건들과 굴착기 등 건설장비 물건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은 이런 물건을 할부 등을 통해 매입하는데 건설관련 일감이 줄어들면서 원리금 상환을 못하게 되면 경매물건으로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경매물건 증가와 낙찰률, 낙찰가율 하락은 그만큼 건설경기가 안 좋다는 의미라고 이 대표는 지적했다.

여기에 지역경기 침체로 문 닫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중기 경매물건이 더 쌓이고 있다. 실제 부산에서는 올해 1월부터 7월 22일까지 공업시설 경매 진행건수가 107건, 경남 지역은 540건으로 월평균 수준을 고려하면 지난해 진행건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