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관광 '해랑 열차' 11주년
해랑 열차를 타고 1930년대 전북 군산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군산 내항에 위치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출발지다.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1930년대 군산의 영동상가를 재현한 거리가 펼쳐진다. 개성상인이 많아 송방골목으로 불린 거리에 늘어선 잡화점, 인력거차점, 형제고무신방, 조선주조 주식회사 등 당시 시대상을 옅볼 수 있다. 군산 내항을 재현한 공간엔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정박한 배와 수위에 따라 오르내려서 '뜬다리'라고 불린 부잔교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 철길이 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거니와 철길 양옆을 둘러보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낡은 판잣집들이 이어지는 기묘한 풍경 덕분이다. 군산역에서 경암동까지 늘어선 낡은 판잣집 사이로 뻗어 있는 철길은 2.5㎞에 이른다. 이곳에 처음 철길이 놓인 때는 1944년 4월 4일. 군산시 조촌동에 있는 신문 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의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 2008년까지도 하루 2회 기차를 운행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중단되어 철길 탐방로로 꾸며졌다. 철길 양옆에는 추억을 파는 가게, 벽화, 철길 위의 소소한 낙서 등 여행객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가 많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철길 양옆으로 옛 교복 대여 가게와 추억의 달고나와 같은 것을 파는 현대판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달고나 가게 주변 뿐 아니라 철길 곳곳에는 까만 옛 교복으로 환복한 여행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