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타인이 지옥같은' 고시원, 청년 비중 70% 넘는데.. 지원법은 '낮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9 10:29

수정 2019.09.29 10:29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사회초년생이 입주한 고시원 내 범죄를 그리고 있다. /사진=공식 홈페이지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사회초년생이 입주한 고시원 내 범죄를 그리고 있다. /사진=공식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고시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방영되면서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고시원·고시텔 등에 주거하는 인원 중 70%를 웃도는 인원이 청년층이다.

고시원 생활자들은 사생활 보장수준이 낮고 범죄 노출 위험에 시달리고 있으나, 보증금 부담으로 이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증금 지원 등을 담은 특별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주택 범죄 피해경험' 20%
29일 국토교통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15만1554개 고시원·고시텔 주거자 중 72.4%가 39세 이하 청년이다.

1인 가구 비중은 97%에 달했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주인공처럼, 혼자 사는 청년이 고시원 거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극단적인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해 주거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도시연구소가 함께 펴낸 '비주택 주거실태 파악 및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고시원 등 현재 거처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비주택 거주자 비율은 19.7%에 달했다.

보고서는 "특히 여성 거주자는 이웃이나 관리인에 의한 스토킹이나 무단 침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며 "불리한 위치와 열악한 거처에 거주하는 것을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위협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 의사가 없는 이유로 '임차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서'가 3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등을 확충해 청년 등 취약층의 환경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높은 보증금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비주택 주거자중 ‘범죄 피해를 당한 경험‘ 비율
구분 비중
전체 19.70%
기초수급자 20.60%
비수급자 18.80%
(국가인권위원회·한국도시연구소, ‘비주택 주거실태 파악 및 제도개선 방안‘)

이에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청년 주거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공공주택 보급 확대, 대출금리 우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은 여전히 부족하고, 보증금 부담이 커 1인 가구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층 주거 정책이 대부분 신혼부부와 함께 수립돼, 1인 가구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측은 "합법한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대다수의 1인 가구 세입자들은 '임대차 보증금 지원제도' '보증금 보험 제도' 등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오는 정책들의 대상에 끼지도 못한다"며 "청년·신혼부부 주거 정책은 대부분 신혼부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청년주거 특별법' 국회서 낮잠
이런 상황에서 청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 2017년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청년주거안정지원 특별법'은 국회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특별법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소개며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지난 2017년 10월 발의된 이 특별법은 △1인가구 중심의 최소주거기준 마련 △청년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증기관 신용 보증서로 대체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한 차례 공청회와 소위 회의 등을 거쳤을 뿐 본회의로 넘어오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특별법으로 상징성도 있는데다, 주거환경이나 대출 등 청년 주거 지원을 큰 틀에서 만든 법"이라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으나, 김 의원의 상임위가 바뀌면서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