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도 3~4배 몰린 '안심대출' 집값 높은 서울 대거 탈락할 듯[저금리 대출 목마른 서민들]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9 16:47

수정 2019.09.29 18:11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대거 몰려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수도권 주요지역 주택 보유자들이 상대적으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공급목표액(20조원)의 3~4배에 달해 집값이 저렴한 비수도권 위주로 혜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기 때문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대출전환은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선정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29일 자정 마감하고 30일 신청 현황과 공급대상자 및 일정 등을 발표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자는 지난 22일 공급목표액 20조원을 넘어선 후 26일 50조원을 넘어 마감일까지 공급액의 3~4배 이상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청자 가운데 누가 실제 대상자로 선정될지 관심사다.
금융위는 신청 기준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택가격 시가 9억원 이하를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낮은 순서로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금융권은 신청자가 몰린 만큼 주택가격이 낮은 비수도권 거주자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기준이 되는 KB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전체 중위 주택가격(중간가격)은 각각 6억4710만원(8월 기준), 4억3509만원이었다. 반면 5개 광역시 2억1847만원, 기타 지방 1억5251만원으로 서울과 3~4배 차이가 난다.

특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6245만원으로 크게 높아 이들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기존 보금자리론의 상한선인 6억원보다도 커트라인이 낮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앞서 지난 2015년 진행된 안심전환대출은 담보주택의 가격제한이 없었고 신청금액이 한도에 못 미쳤지만 대상자의 집값 커트라인은 5억원 수준이었다. 주택가격별로 보면 △2억원 이하 31.3% △2억~3억원 30.3% △3억~4억원 18.8% △4억~5억원 10.1%였다. 5억원 이상 주택은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당시 평균 주택가격은 2억9000만원이었다.

금융권에선 이번 안심전환대출 신청에서 소득과 주택가격 조건이 새로 생기는 등 1차 때보다 조건이 까다로웠던 만큼 커트라인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금리가 내림세여서 실질적 경감 혜택에는 의문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은행 가계대출 중 주담대 평균 금리는 전달보다 0.17%포인트 낮아진 연 2.47%로 두달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3.28%)부터 10개월째 하락세를 그렸다. 현재의 변동금리가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보다 높은 터라 당장은 대환이 유리하지만 향후 변동금리 하락폭 수준에 따라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1%대의 낮은 금리로 장기간(10년, 20년, 30년) 금리를 고정시켜주는 데다 온라인 신청 시 1.85∼2.10% 금리가 적용되면서 신청이 몰렸다. 또 지난 2015년에는 선착순 방식으로 모집했던 데 비해 이번에는 2주일 동안 신청을 받고 집값이 낮은 순서로 선정한다는 점에 신청이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대상자가 확정되면 다음달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대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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