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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유일의 제주고 야구부 ‘조건부’ 유지 결정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1 17:56

수정 2019.10.01 17:56

야구부학부모 “제주야구 발전…초·중·고교 연계 육성 절실” 반발
도내 중학교 야구부 학생 중 80% 이상 제주고로 진학 조건 제시
고용철 제주고등학교 교장이 1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부 조건부 존치를 발표하고 있다. 2019.10.01. [뉴시스]
고용철 제주고등학교 교장이 1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부 조건부 존치를 발표하고 있다. 2019.10.01. [뉴시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고등학교(교장 고용철)가 야구부 해체 방침을 일단 철회했다.

고용철 제주고 교장과 학부모들은 1일 오후 2시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구부 운영을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고 교장은 “2020학년도 체육특기자로 도내 중학교 야구부 학생 2명을 모집하기로 했다”면서 “학교연계형 공공스포츠클럽이 시행돼 고교 야구부처럼 대회 참가와 실적이 인정될 때까지 야구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도내 중학교 야구부 학생 중 80% 이상 제주고로 진학하지 않고 타 시·도 야구부로 진학할 경우 ▷고등학교의 학부모와 운동부 지도자 사이에 금품수수가 있는 경우 ▷학교의 사전 허락을 받지 않고 고등학생들이 불법적으로 합숙할 경우에는 야구부를 즉시 해체하기로 했다.


고 교장은 “제주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공공스포츠 클럽 도입을 위해 앞장서고 도내 초·중·고 야구부 운영을 지원키로 했다”면서 “아울러 도내 야구 선수의 도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

제주도내에는 신광초·제주남초와 제주제일중·제주고에 야구부가 있다. 고교 야구부를 운영하는 곳은 제주고가 유일하다. 대학은 제주국제대와 제주관광대에 야구부가 있다.

제주고는 당초 도내 초·중·고 연계 육성과 선수 수급 문제로 내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야구 종목을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야구부 해체 방침을 밝혔었다. 실제로 제주고 야구부는 매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력이 뛰어난 도내 중학교 선수는 육지로 스카우트 되고, 육지에서 야구부 활동을 위해 연고가 없는 제주로 온 선수들은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도내 초·중·고 야구부 학부모들은 "운동부 해체는 교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제주고 야구부가 없어지면, 선수들이 당장 야구를 그만두거나 도외로 가야 한다"며 "더욱이 지금 초·중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제주고 야구부는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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