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5G 통신장비 시장서 화웨이 제친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 여름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첨단 기술력을 선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2대 통신업체인 KDDI에 5세대(5G) 이동통신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계약 내용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장비 공급 규모는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일 경제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세계 이동통신 장비시장에서 삼성은 6~7위권에 불과했다. 반전의 드라마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 5G 통신장비의 보안을 문제 삼으며 '반(反)화웨이' 전선을 형성하자 삼성에 기회가 생겼다. 그 결과 삼성은 전체 이동통신 장비시장에선 여전히 화웨이에 밀리고 있지만 적어도 5G 통신장비시장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 6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5G 통신장비시장은 삼성전자(37%),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 순으로 재편됐다.

이번 계약은 NTT도코모 등 다른 일본 통신업체는 물론 중동,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계약 규모는 20억달러 수준이지만 일본 통신사들이 향후 5년간 5G 전환에 투입해야 할 비용은 3조엔(약 32조5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전 세계 5G 시장 규모는 2020년 378억달러(약 45조2400억원)에서 2년 뒤 4배 이상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삼성이 향후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5G는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과 함께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공들여온 4대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난해 8월 이들 분야에 모두 180조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세일즈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이 5G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다시 쓸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