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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규제 3개월… 위기 넘긴 반도체업계, 소재 국산화 결실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3 16:28

수정 2019.10.03 16:28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산 불화수소 문제없이 사용
관련업계 실질 피해 없지만
리스크 관리 긴장 놓지 않아
日 규제 3개월… 위기 넘긴 반도체업계, 소재 국산화 결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관련업계의 피해가 현재까지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불화수소 등 핵심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며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공급량이 적은 데다 일본 소재·부품 의존도가 여전히 커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3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4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과 관련해 한국 수출규제를 한 지 92일째가 됐지만 실질적인 업계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당초 긴급하게 이뤄진 일본의 규제 직후 삼성, SK하이닉스, LG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를 중심으로 재고 확보 문제에 비상이 걸린 것치고는 무난히 대처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일 기준 일본이 규제대상 3개 소재 가운데 포토 레지스트 3건, 불화수소 3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등 총 7건을 개별수출 허가신청을 승인하면서 각 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활용할 재고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수출규제 기간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을 해왔다. 소재 투입액을 절반으로 줄여 재고 소진을 최소화하는가 하면 라인을 멈추고 국산 대체 테스트를 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계에선 불화수소의 경우 원래 쓰는 것에 비해 절반만 사용하며 재고 소진을 최대한 늦췄다"며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버텨야 한다는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기를 넘긴 반도체 업체들은 이달 들어선 소재 국산화에 결실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산 불화수소 적용 시범테스트를 끝내고 일부 공정에서 1개월 이상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일부터 국내 중소기업 램테크놀러지로부터 액체용 불화수소를 납품받아 양산라인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공정 전반에 걸쳐 쓰이는 불화수소의 거의 100%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만간 모든 공정에 국산품을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일본 정부의 수출허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발표 3개월 경과' 관련 의견문을 내고 "일본 정부의 수출허가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당국은 최장 90일까지 수출 관련 서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류보완 등을 이유로 한국 수출허가를 일부 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산품 대체를 하고 일본 수출허가를 받았지만 충분한 양은 아니다.
말라 죽는 상황에서 목만 축인 정도"라며 "일본 정부가 추가 물량에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 이달 동안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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