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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신 베트남" 은행 수익 세계지도 바뀐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6 17:36

수정 2019.10.06 17:39

4대 시중은행 중국법인 순익
상반기 452억으로 44% 급감
베트남은 2년째 100%대 성장률
작년 中-베트남 격차 263억 그쳐
"중국 대신 베트남" 은행 수익 세계지도 바뀐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글로벌 수익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신남방정책 영향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에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익격차가 2200만달러(약 263억원)로 좁혀지면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중국법인의 당기순이익은 4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363억원) 급감했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0.58% 내외로 중국계은행(1.0%)은 물론 외국계은행(0.7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 경제둔화 등으로 인한 전반적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은 물론 사드사태 이후 국내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위축됨에 따라 기존 시중은행들이 해오던 국내기업 추종식 영업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하나은행은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1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68% 급감하자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최근 점포 다운사이징에 나서 중국 내 영업점 수를 30개에서 27개로 줄였다.

"중국 대신 베트남" 은행 수익 세계지도 바뀐다

반면 신남방국가의 대표 격인 베트남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베트남에서 당기순이익은 2017년 61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3180만달러(약 1578억원)로 116%(7080만달러, 약 847억원)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베트남 우리은행 순이익은 81억6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0%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중국법인의 수익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중국법인(홍콩 제외) 당기순이익은 1억5380만달러(약 1841억원)로 베트남과의 수익격차가 2200만달러(약 263억원)까지 좁혀졌다.

중국 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가운데 지급결제시스템, 모바일결제 등 전자금융 인프라도 급속히 발전하면서 기존 은행 간 규모 격차로 인한 경쟁제한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 금융IT를 적극 활용해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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