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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탈퇴… 페북 ‘리브라 동맹'흔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6 18:03

수정 2019.10.06 18:03

미·유럽 규제당국 으름장에 포기
비자·마스터카드도 재검토 돌입
금융사 발돋움 야심 무너질 수도
페이팔 탈퇴… 페북 ‘리브라 동맹'흔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동맹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가운데 하나인 페이팔(사진)이 탈퇴를 선언했다. 앞서 비자, 마스터카드를 비롯한 여러 금융협력사들이 리브라협회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페이팔 탈퇴는 리브라에 대한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비판, 돈세탁과 관련해 이전에도 몇차례 미 규제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과징금까지 물었던 페이팔의 트라우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페이팔 탈퇴와 함께 비자, 마스터카드까지 탈퇴하면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금융사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팔은 4일(현지시간) e메일을 통해 리브라협회 탈퇴를 선언했다.
페이팔은 리브라를 지지하고, 앞으로도 리브라의 미래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리브라에 동참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WSJ은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협력해 리브라를 통한 국제 결제 시스템을 준비 중이던 금융사들이 이같은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자결제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페이팔 탈퇴는 페이스북에 특히 타격이 클 전망이다. 페이팔이 페이스북과 함께 사실상 리브라 개발 공동 주역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인연도 깊다. 리브라는 페이팔 사장을 지낸 데이비드 마커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2014년 페이스북의 메신저 사업부문 사장으로 옮긴 마커스는 지난해 사내에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추진팀을 만들었다. 블록체인을 통한 결제시스템을 만들어 우선 페이스북내 전자상거래 전자결제를 끌어오고, 이를 통해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페이팔도 페이스북에 공을 들였다. 3월에는 인앱 쇼핑을 지원하는 기존 페이스북 결제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리브라 참여는 양사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됐다.

리브라 참여는 특히 페이팔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었다. 페이팔과 달리 리브라는 기존 결제시스템 말고도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부동산과 통화자산을 토대로 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팔은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서슬퍼런 으름장에 전전긍긍하다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6월 페이스북의 리브라협회 출범을 발표하자 미국과 유럽 각국 의회와 규제당국은 곧바로 리브라에 집중포화를 가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리브라협회 참여 업체들이 사용자 정보보호를 어떻게 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이 리브라를 활용해 돈세탁을 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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