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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G 2000억 유상증자… 서민정'3세 경영' 밑그림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1 17:07

수정 2019.10.11 17:07

10년 뒤 보통주 전환이 핵심
기업지배구조 강화 설명에도 증권가 "경영 승계 작업 일환"
아모레G 2000억 유상증자… 서민정'3세 경영' 밑그림

올해 들어 CJ그룹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 등 3세 경영권 승계를 앞둔 대기업그룹의 전환우선주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전환우선주는 매입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으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배당과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지난 10일 주당 2만8200원에 전환우선주 709만2200주를 발행, 2000억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전환우선주는 10년 뒤 1대 1 비율로 보통주 전환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2000억원 중 1600억원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취득하고, 400억원은 오설록 출자금 등에 사용된다. 아모레G는 보유한 현금 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의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매입한다.
이후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35.4%에서 37.7%로 2.3%포인트 높아진다.

이번 전환우선주 발행은 '핵심 자회사 지분확보를 통한 지배력 강화' 등 외에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해석된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 2006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장녀인 서민정씨에게 전환우선주를 증여했다. 서씨는 2016년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주회사인 아모레G 지분 2.71%(보통주 기준)를 확보했다.

서 회장은 이번 전환우선주도 서씨에게 증여할 것을 관측된다. 서 회장이 보유하게 될 전환우선주 전량(약 374만977주)을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서씨는 증여받은 주식 50%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한 뒤 약 187만489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 주식이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아모레G에 대한 서민정씨 지분율은 기존 2.71%에서 4.67%로 1.95%포인트 올라간다.

전환우선주 주식을 상장한 후 서씨가 직접 장내에서 매입할 수도 있다. 최근 아모레G 주가가 2015년 고점 대비 65% 하락한 점도 전환우선주 발행의 배경으로 점쳐진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전환우선주의 예정 발행가는 아모레G의 최근 주가와 연동돼 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현 시점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엇갈렸다.
아모레G는 11.17% 급락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2.76% 상승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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