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인공지능이 발명을 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이란 단어는 불과 20년 전만해도 SF영화에서나 나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 그 당시 SF영화를 보면서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로봇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었다. 그러나 3년전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의 대국 이후 지금은 인공지능이란 단어는 우리 실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다.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기초로 컴퓨터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하게 된다. 최근 출시되는 IT제품이나 서비스 중에는 인공지능,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어 인공지능과 관련된 특허출원도 증가추세다.

인공지능 분야는 특허출원이 증가하면서 인공지능의 특허성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 인공지능 분야는 실체가 있는 제품이 아니므로 발명의 성립성부터 문제가 될 수 있고, 딥러닝 방식에 대해 미흡하게 개시하는 경우 발명의 신규성 및 진보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허청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7대 핵심기술분야 중 하나로 인공지능을 선정해 이에 대한 새로운 특허분류 체계를 수립하기도 하였다.

또 하나의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로서 인공지능 자체가 발명자나 특허권자가 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유사한 사고가 가능해짐에 따라 인공지능이 단순히 연구개발의 보조기구가 아니라 자체가 발명자가 될 수 있어 특허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영국 서레이(Surrey) 법대의 특허법 연구팀은 영국과 유럽특허청 및 미국 등에 모양을 자주자재로 바꾸는 플라스틱 용기와 독특한 방식으로 빛나는 섬광탄을 특허출원했다. 특허출원하면서 발명자에 다부스(Dabus)라는 인공지능을 포함시켰으나 특허법 연구팀은 인공지능도 특허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출원 당시 인공지능이 팀원으로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특허청은 특허성은 인정했으나 인간만 특허를 받을 수 있고 도구에 불과한 AI에게는 특허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럽특허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구현하는 발명의 개념은 인간만이 가능한 것이며 현재 국제사회의 합의이다"라고 말했다.

라이언 애보트 (Ryan Abbott) 법대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AI가 사진을 찍어주거나 글을 써주는 일들도 늘고 있지만 전통적인 작가라는 관점 때문에 정작 해당 저작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애보트 교수의 입장과 특허청의 입장 모두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인공지능의 사고능력이 인간에 가까워짐에 따라 인공지능은 단순히 도구의 개념을 뛰어넘어 지식재산권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인공지능에게 인간과 똑 같은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겼던 창작영역에 비인간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직까지는 많다.

필자도 아직은 인공지능 독자적으로 발명자가 되거나 특허권자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창조한 물건이고 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지 인간으로서 발명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질 수 없고 특허라는 재산권을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인공지능은 분명히 발명과정에 있어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바, 그 역할에 대해서는 인정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발명자로서 어느정도까지 인정해줘야 할지 발명자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류혜미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