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경제살리기 진심이라면 野 협조 이끌어내야

文대통령 긴급회의 소집
유연한 자세로 해법 찾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다. 경제팀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대통령이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경제와 민생에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 행보가 부쩍 잦아졌다. 지난 10일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15일엔 현대차의 화성 남양연구소로 가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차 프로젝트에 힘을 불어넣었다.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 대통령의 행보를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몇 달간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장관이라는 덫에 갇혀 있었다. 그 바람에 지지율도 뚝 떨어졌다. 하지만 이젠 조국이라는 짐도 벗었다. 아니나 다를까. 1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지율은 회복세를 보였다. 나아가 경제를 챙기면 지지율은 더 오른다.

정치적 이유가 있든 없든 대통령이 경제에 관심을 보여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며칠 전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사실 성장률이 우리만 나쁜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 경제는 경쟁국에 비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성장률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2% 또는 1%대 성장률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1.25%)으로 다시 낮춘 것도 긴급회의 소집에 영향을 미쳤을 듯싶다.

문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행보가 진심이라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를 살리려면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체계 개편, 빅데이터 규제완화 등 굵직한 사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은 선 소득주도성장 포기를 요구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야당 핑계를 대며 미적거린다면 책임 있는 집권당의 자세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12개 합의를 이끌어냈다. 탄력근로제 확대, 신산업 육성 지원법 처리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후 합의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그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 문 대통령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다시 돌파구를 뚫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