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수처·검경수사권' 패트 협상…'나경원 리더십' 시험대 되나

뉴스1

입력 2019.10.18 16:21

수정 2019.10.18 16:5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2019.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2019.10.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능 위선 文정권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배경사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10.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능 위선 文정권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배경사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10.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했음에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의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협상과 투쟁의 묘'를 살려 정치적 해법을 잘 찾아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어서다.

특히 한국당이 공수처 설치법 등 검찰·사법 개혁안 관련해 '3+3(교섭단체 원내대표 및 실무담당 의원 회동)' 협상을 벌이는 것을 두고 당내 일각에선 정부·여당에 패스트트랙 강행처리 명분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18일 뉴스1과 통화에서 "당내에선 민주당과 패스트트랙 협상을 할 때가 아닌데 나 원내대표가 협상하는 게 맞는지 의문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민주당이 협상하는 척을 하다 또 한국당 탓을 하면서 강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도 "민주당이 지난 8월 정개특위에서 선거법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때처럼 밀어붙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한국당 입장에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협상에 응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는 게 유리해 보이는데 정부·여당에 끌려다니면서 민주당에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는 명분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사전에 당 소속 의원들과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오히려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민주당의 불법적인 패스트트랙 강행을 막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의 ‘민주당에 명분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 때 분명 패스트트랙에 180일·90일에 본회의 60일 등 기간을 보장했음에도 예전 속기록을 보면 (민주당은) 법을 어기면서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강행 통과시켰다"며 "(그렇기 때문에) 협상을 하는 것이 그런 강행 통과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도 "당내에 왜 협상을 하느냐는 의견이 있는 걸 안다"면서 "그렇지만 바른미래당과 공조해야 할 부분도 있기 때문에 협상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 원내대표가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며 협상에 임하고 있는 만큼 의원들도 당 전략에 대한 의문은 잠시 내려두고 당지도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오를 수 있는 11월27일 이전에 사법개혁안과 선거법 개정안의 미비점 등을 수정해 연내에 동시 상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바른미래당 등과 공조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나 원내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내 비판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당내 일부 중진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여기고 내심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정치전문가는 원내교섭단체 3당간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 결과와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결부시키는 건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당 입장에서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된 것은 맞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이어가는 게 불리하지 않은 국면이라고 판단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당이 여론전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라며 "여론을 업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민주당과의 협상에서도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나경원 리더십 문제까지 말하는 건 지나쳐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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