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스톡홀름 결렬 2주… "북미 기싸움, 길어질수록 모두 부담"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0 17:42

수정 2019.10.20 17:42

비핵화 협상재개 여부·시점 관심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20일로 2주가 지난 가운데, 향후 비핵화 협상의 향배와 협상 재개시 그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담 결렬 이후 실무협상 중재자 역할을 했던 스웨덴은 북미 양국에 2주 안에 협상을 다시 열자는 제안을 했다. 미국은 이를 수락했지만, 북한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결국 2주 내 재협상은 무산됐다. 이로써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어렵사리 판문점 3자 회동을 거치면서 비핵화 논의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불투명한 상태로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스톡홀름 회담 결렬의 원인은 7개월 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내용이 같아 판박이로 불린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제재 해제 조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처럼 되면서 현재로서는 북미 양쪽 모두가 서로 양보 없는 기싸움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미가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하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당분간 북미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메시지에 변함이 없다면 북한은 자신들이 언급한 '새로운 길', 즉 현재 감행하고 있는 신종 무기세트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더해, 중거리나 준중거리 미사일 발사로 최대한 미국을 압박하고 양보를 이끌어 내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역시 제재 강화로 더욱 북한을 압박해 미국의 계획에 따라오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강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며 '북한의 체면을 살린 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위원은 "이는 북한의 '명분 있는 후퇴'와 미국의 '관리' 정책이 결합된 결과로, 즉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 해준다는 것"라고 말했다.

당장은 북미가 기싸움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은 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도발 강도를 높일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처럼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도발 강도를 높일 경우 이후 파장을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재선 가도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미 협상에서 조속한 타결을 봐야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께 북미 추가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과 양측 간의 명분이 마련돼 내년 상반기 중 3차 북미정상회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강 위원은 "협상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미국은 대북제재 일부 유예·완화,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전개 전면 중단을 꺼내들 것이고 북한은 영변 시설 해체 및 추가적 조치 (농축 중단), 검증의 일부 방식에만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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