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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토지 '대토보상' 놓고 LH, 토지주 동상이몽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2 06:00

수정 2019.10.22 06:00

[파이낸셜뉴스]
공공택지 개발 주요 17개 사업 지구 대토보상 현황
(원)
2014 2015 2016 2017 2018
전체보상금액 8696억 1조5074억 1조3856억 2808억 1조2447억
대토보상금액 53억 2228억 820억 484억 3587억
(LH)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기 신도시 개발을 위한 토지 수용, 개발 과정에서 확대하기로 한 ‘대토(代土)보상'을 놓고 토지주 및 민간사업자들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토보상이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LH가 원주민에게 땅을 수용할 때 현금을 주는 대신 토지 개발 이후 다시 땅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현금 보상할 경우 풍부해진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집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H가 최근 대토권을 담보로 한 대출을 금지토록 법률 개정 방침을 밝히면서 토지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토권 담보 대출 금지에 토지주들 반발
21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LH는 3기 신도시 지정 지자체와 함께 대토 보상 및 원주민 재정착 방안을 오는 11월 발표할 계획이다.

이 방안에는 대토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금지하는 토지보상법 개정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토권을 통한 담보 대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토지주들은 자금줄이 막혀 이주를 못하거나, 토지개발 사업에도 제대로 참여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대토권을 받아도 토지 개발 이후 보상까지는 적게는 3년, 길게는 5년 이상도 걸리기 때문이다.

전국개발정보 전문사이트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과거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민간 개발업자들이 LH의 대토권을 더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집한 경향이 있다"며 "대토 보상 비율이 착시 효과로 높아졌으나 동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토권 담보 대출 금지 조항을 발표한 것"이라며 "하지만 대토권 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동시에 LH가 주도하는 대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적극 장려해 민간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H가 파주 운정3, 하남 미사,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 공공택지 개발 지구 17개 사업 지구의 대토보상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4년 대토보상금액은 전체 보상 금액의 0.6%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약 29% 수준까지 높아졌다.

■'대토권→공공리츠' 선순환 될까?
대토권 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정부의 큰 그림은 현금 보상을 통한 유동성 확대를 막고, 공공리츠를 확대해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익을 민간 건설사 대신 원주민에게 돌려주기 위함이다.

기존 신도시 개발의 경우 'LH가 원주민에게 토지를 수용→민간 건설사에 토지 배분→아파트 분양'에 따라 신도시 개발 이익 대부분이 민간 건설사에 돌아갔다. 하지만 수용한 토지를 대토권으로 원주민에게 돌려주면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높아진다. 또 아파트 건설 등에서도 공공리츠를 통해 LH가 사업주로 참여할 경우 공공성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LH가 땅만 개발하는 것을 공익으로 봤는데 앞으로는 실제 아파트 건축 과정 등에서 LH의 공익적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토권 담보대출 금지에 따른 사유재산 침해 논란의 경우 토지수용과 마찬가지로 헌법이 용인하는 한도(공공복리를 위한 제한)라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리츠의 취지와 별도로 공공리츠를 통한 개발 사업의 수익성은 해결해야 될 과제로 지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과천 지식정보타운 일부 분양 물량의 경우 대토 지주 지분이 약 45%나 되지만 수익성이 나지 않아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며 "공공리츠도 결국 대토권을 소유한 토지주들이 개발 사업을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수익이 나지 않으면 기존 현금 보상을 더 선호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한쪽으로는 분양가를 낮추라고 규제하는데 공공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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