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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그룹, ‘HCDS’ 완전 국산화 성공… 미얀마선 희귀금속 사업 도전장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3 17:21

수정 2019.10.24 09:42

반도체 소재 국산화 길을 열다
덕산그룹 이준호 회장
꾸준한 투자로 이룬 ‘소재 독립’
100% 해외서 의존하던 HCDS
국내서 처음 자체 합성·정제 성공
6월엔 현지법인 ‘DS미얀마’ 설립
반도체 접합 재료 직접 조달 나서
OLED 핵심소재 그린 프라임(Green Prime) 개발 
주력 3개사 직원 34% 연구인력
임금 등 다양한 지원 성장 뒷받침
【 울산=최수상 기자】 올해 7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세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소재전문 중견기업인 덕산그룹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재 국산화의 선도적 역할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덕산그룹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전문회사인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를 비롯해 7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IT산업의 소재산업에만 일관되게 고집해 왔다.
1세대 벤처기업인 덕산그룹 이준호 회장(73)은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IT산업 소재 연구와 개발에 일생을 바쳐왔다.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먼저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덕산그룹은 현재 소재분야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했다.
1세대 벤처기업인 덕산그룹 이준호 회장(73)은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IT산업 소재 연구와 개발에 일생을 바쳐왔다.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먼저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덕산그룹은 현재 소재분야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덕산그룹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창업 후 20년 동안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준호 회장의 이같은 경영 기치(旗幟)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한국의 산업발전 과정에서 볼 때 힘든 연구개발 끝에 완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소재와 부품은 거의 일본 등 해외에서 수입 후 우리나라에서 조립 생산만 하는 형태였다"며 "이 경우 이익의 대부분을 해외 소재부품업체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과거 이 같은 형태를 눈여겨봤던 이준호 회장은 소재산업의 발전이 전체 산업발전의 관건이자 새롭게 도전해 볼 만한 가치 있는 영역임을 직감했다.

이 회장의 결심은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소재산업 입국(入國), 그 중심(中心) 기업 덕산, 이것이 우리의 자긍심이자,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가치이고 의미이다."라는 경영 기치를 내걸고 지난 20년을 쉼 없이 달려온 것도 이런 이유다.

이 회장은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미진한 부분이 많아 현재도 미래발전인자를 찾는데 여념이 없다"며 "세계소재산업 시장에서 첨예한 경쟁이 되고 있는 희귀 금속에 대한 사업을 미얀마에서 도전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덕산은 이미 반도체 접합(솔더·Solder) 소재의 주요 원재료인 주석 등을 직접 조달할 목적으로 해외 현지법인 DS미얀마(DS Myanmar)를 올해 6월 설립한 바 있다. 직접투자 방식으로 설립된 DS미얀마는 미얀마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활용,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 및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치열해진 접합소재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덕산하이메탈의 성장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HCDS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
지난 8월 2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덕산테코피아도 그 결과물이다. 덕산테코피아는 반도체 전공정 소재 및 OLED 디스플레이의 중간재 소재 전문 회사다. 반도체 박막형성용 증착소재(Precursor)인 HCDS(Hexachloro Disilane)와 OLED 발광소재의 전공정인 중간체 소재를 주력 생산한다.

이 가운데 HCDS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했다.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국내에서는 마지막 공정만 거쳐서 고객사에 공급하던 것을, 자체 합성, 정제에 성공함으로써, 업계 최초이자 국내 최초로 완전 국산화를 이뤄냈다.

이 회장은 OLED 소재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글로벌 OLED 소재시장의 한국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시장은 현재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LCD에 이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존 스마트폰에서 TV,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여타 제품으로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해 덕산네오룩스는 소재 다변화 전략에 따라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로 발광층 소재인 Red Host, Red Prime 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와 신소재인 그린 프라임(Green Prime)의 개발 및 국산화까지 이룩했다”고 밝혔다.

■TV, 핸드폰 디스플레이 소재 ‘도전볼’ 개발
아울러 덕산하이메탈에서는 TV, 핸드폰 디스플레이 전면에 쓰이는 ACF(도전성 필름)에 쓰이는 핵심소재인 ‘도전볼’(Conductive Ball·디스플레이 패널과 회로 간 전기적 신호 전달 소재)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재는 일본의 대기업에서 삼성와 LG에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차기 규제대상 후보로 특별히 꼽히는 품목이다.

덕산그룹이 이처럼 꾸준하게 성장하게 된 배경은 소재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직원에 대한 처우가 예사롭지 않는 데 있다.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등 주력 3사의 총인원 503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은 174명으로 전체 인원의 34.59%에 달한다.

이에 따른 특허 출원 및 등록도 지난 10년간 해마다 증가해 지난 2009년 110개 특허 출원에 28개 등록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1279개 출원에 393개가 특허로 등록됐다.

회사의 수익은 직원에게는 대기업 못지않은 임금에 다양한 복지 지원으로 환원되고 있다.

자녀 학자금 및 입학 축하금, 각종 경조사 지원, 복지포인트 지급, 부부동반 해외여행 등이 포함된 장기근속 포상, 입사 6년간 임대료 등 주거지원 지원, 의료비 지원, 직원들의 어학 및 교양 등 교육비 지원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복지제도는 거의 다 운영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없지만 노동의 가치를 우선시하며 타 기업 못지않은 임금과 복지를 제공하려는 것이 경영진의 일관된 의지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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