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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南시설 싹 들어내라" 남북경협 재개 최대위기 [남북관계 먹구름]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3 18:05

수정 2019.10.23 20:11

남북관계 최대위기
北, 관광재개 진전없자 불만 표출
현대아산, 투자금만 7천억 넘어
"남북관계 상징…철수의미 아닐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을 현지지도하며 "너절한 남측시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고 새로 건설하라"고 지시하면서 남북관계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시설을 북한식으로 다시 짓겠다며 독자적인 개발계획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사업 21년 만에 금강산관광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위기의 남북관계…金 최후통첩?

23일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명산인 금강산에 가설건물을 방불케하는 이런 집들을 몇 동 꾸려놓고 관광을 하게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손쉽게 관광지나 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돼 흠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며 다시 한번 과거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가족호텔 등의 건물을 둘러본 뒤 나왔다.
특히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을 우리 식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합의하고, 자신이 올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 "철수 없다"

현대아산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관광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현대아산의 금강산사업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금강산관광사업은 지난 30년 남북관계의 상징"이라며 "2008년 금강산시설에 대한 몰수와 동결 이후에도 지난해 금강산관광 20주년 행사를 진행한 만큼 부정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강산관광산업 관련 50년 독점사업권을 보유한 현대아산이 금강산에 투자한 금액은 총 7865억원이다.
이 중 2268억원은 현재 금강산 내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등 시설물에 투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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