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강화도, 돼지열병 끝내고 관광객 맞는다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6 06:00

수정 2019.10.26 06:00

한국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그대로 살려 지난해 문을 연 조양방직 카페 내부 전경. 이곳은 하루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한국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그대로 살려 지난해 문을 연 조양방직 카페 내부 전경. 이곳은 하루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파이낸셜뉴스] 인천 강화군이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피해 수습을 마무리하고 가을 여행객을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인천시는 강화군이 그 동안 차량 정체를 빚었던 초지대교·강화대교의 방역 초소를 철거하고 이달 말부터 연기했던 각종 행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강화에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가을철 숨은 여행지’로 꼽은 조양방직카페·소창체험관, 가을을 맞아 ‘전국 10월 걷기여행길’로 선정된 도보여행길인 강화나들길 등 보물 같은 여행지가 가득해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그대로 살려 2018년 7월 문을 연 조양방직 카페는 하루에 수천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이자 최대의 방직회사로 국내 섬유산업을 주도하며 최고 품질의 인조직물을 생산하다 1958년 폐업했다.

■ 강화 도보여행…조양방직, 소창체험관
조양방직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소창체험관’은 강화 직물산업 전성기를 살펴볼 수 있는 곳. 1938년에 건축된 한옥과 1956년부터 운영된 염색공장이 있던 옛평화직물을 소창체험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소창은 행주, 이불, 기저귀감으로 썼던 천연직물로, 강화는 직물산업으로 1960~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1933년 조양방직이 문을 연 이래 평화직물과 심도직물, 이화직물 등 직물 공장이 들어서 크고 작은 직물 공장이 60여 곳이고, 강화읍에만 직물 공장 직원이 4000명이 넘었다.

그러나 1970년 중·후반부터 합성섬유를 생산하는 대구로 중심이 옮겨 가면서 강화의 직물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지금은 소규모 소창 공장 10여 곳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국내 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방직회사인 조양방직 사진과 1800년대 재봉틀 등 다양한 흔적이 전시돼 있고, 소창 손수건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1938한옥’으로 명명된 한옥은 한옥과 일식목조건물로 구성된 근대기 한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1938한옥에서는 차 체험을 진행한다. 강화 특산물인 순무를 덖어 만든 순무차를 주로 낸다. 정갈한 방에 앉아 구수하고 깔끔한 순무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강화읍 남쪽에 지난해 강화씨사이드리조트에 개장한 강화루지는 트랙 길이가 1.8㎞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길상산 정상에서부터 썰매(루지)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는 코스다. 정상까지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단풍에 물든 강화도의 모습과 서해 낙조, 야경 등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래된 전등사가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 단풍을 만끽해도 좋다.

■ 강화 평화관광…북한이 지척
강화평화전망대와 연미정을 잇는 강화 북쪽 지역은 바다 건너편에 있는 북한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평화관광지로 최근 많은 여행자와 외국인이 찾고 있다. 이에 강화군은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다양한 평화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강화 북단에 위치한 평화전망대는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민통선 지역에 2008년 개관했다.

2층에 강화의 전쟁사와 북한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고, 3층에는 실내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북쪽 땅까지는 불과 2.3㎞.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한의 해변가 마을과 송악산이 지척이다. 이산가족들이 고향을 바라보며 제를 올릴 수 있는 망배단과 금강산 노래가 나오는 노래비가 설치돼 있다.

북한과 맞닿아 있는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에는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대룡시장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넘어왔던 피란민들이 휴전되는 바람에 귀향하지 못하고 머무르다 만든 시장이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시장에는 골목마다 다방, 약방, 기름짜는 집, 이발관 등이 있어 7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느낌을 준다.

교동도는 민통선 내에 위치해있어 섬에 들어갈 때 임시출입증을 받아야한다. 주말이면 사람으로 북적인다.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로는 자동차로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교동도 북쪽의 밤머리산에 위치한 망향대.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 온 주민들이 세운 전망대. 이곳에 오르면 망향대 너머로 북한 황해도 연안군(옛 연백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비석과 망원경이 전부지만 실향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밖에 강화에는 교동도와 석모도, 서쪽에 위치한 서도면(볼음도, 아차도, 주문도) 등 독특한 관광 포인트를 가진 섬이 많다.
70~80년대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교동도 대룡시장, 웰니스 관광지로 손꼽히는 석모도, 볼음도와 주문도는 아름다운 경관과 갯벌체험으로 사랑받고 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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