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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몇 번 다녀오셨나요? 겨울에 심한 '과민성 방광' [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1 04:00

수정 2019.11.01 08:39

하루 8회 이상 수시로 화장실
겨울 되면 더 심해지는 ‘과민성 방광’
성인남녀 12%는 과민성 방광
체외 수분 손실 적은 겨울
화장실 찾는 횟수 더 늘어
방광에 자극 주는
커피·탄산음료·담배 피해야
오늘 몇 번 다녀오셨나요? 겨울에 심한 '과민성 방광' [Weekend 헬스]
날씨가 추워지면서 과민성 방광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과민성 방광 환자수가 늘어나고 다른 계절에 비해 증상도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기과 최훈 교수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과민성방광 증상으로 처음 진료를 받은 583명의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2월과 1월에 전체 초진 환자의 11.3%와 9.1%가 방문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이는 여름에 방문한 환자 (7.9%)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과민성 방광, 12.2%서 발병

과민성 방광은 방광 안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이 제멋대로 수축해 소변을 참지 못하거나 자주 마려우면서 심하면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이 질환은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과민성방광을 비롯한 하부요로증상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과민성 방광의 전체 유병률은 12.2%였으며 남자(10.0%)와 여자(14.3%)에서 비슷하게 나타난 바 있다.

과민성 방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는 방광과 요도를 지탱하고 있는 골반저근이 약해져 발생하며 남성의 경우 전립선 장애로 인한 방광의 기능 저하, 여성의 경우 출산 후 후유증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과민성 방광 환자의 경우 수시로 화장실을 찾아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루에 8회 이상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다. 또 밤에도 소변이 마려워서 일어나게 되므로 수면부족으로 낮 시간의 활동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화장실에 대해 예민할 정도로 집착하게 되며 자유롭게 소변을 볼 수 없는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기피하기도 한다.

■겨울철 증상 심하고 배뇨 횟수 증가

특히 겨울에 방문한 환자들은 과민성 방광 점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민성 방광 증상 점수를 나타내는 과민성방광 증상 점수 설문지(OABSS)를 분석한 결과 겨울의 과민성 방광 초진 환자의 전체 증상 점수(평균 7.25점)가 여름(평균 6.24점) 혹은 봄, 가을의 환자(평균 5.51점)들에 비해 높았다.

또 주간 빈뇨증상 점수(Q1)도 여름 평균 0.77점, 봄가을 0.89점에 비해 겨울에 평균 1.46점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절박뇨 점수(Q3), 절박성 요실금 점수(Q4)도 마찬가지였다.

환자들이 겨울에는 화장실을 찾는 횟수도 증가했다. 하루 평균 배뇨 횟수는 겨울에 평균 12.12회, 봄가을에 11.01회로 여름에 10.95회였다. 최 교수는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한 체외 수분 손실량이 적기 때문"이라며 "또한 겨울에는 절박뇨를 느끼면서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 횟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배뇨습관 교정부터 시작

과민성 방광은 방광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잘못된 배뇨 습관을 고쳐야 치료가 가능하다. 이는 3~6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식이 및 행동 치료 요법이다. 방광에 자극을 주는 탄산음료나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니코틴은 방광 근육에 좋지 않기 때문에 금연을 권장한다.

이와 함께 골반근육강화 운동을 병행해주면 도움이 된다. 또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 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광 훈련을 하는 행동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최근 약물 치료로 방광 수축만 억제하는 치료제가 개발돼 사용된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흔히 쓰이는 알파아드레날린 차단제도 배뇨장애 치료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약물요법은 식이요법 및 골반근육강화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대경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회장(을지대학교병원 비뇨기과)은 "과민성 방광 환자는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하고 증상이 심하다고 밝혀진만큼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하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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