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불화수소 무기화... 수출 문 걸어잠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5 17:54

수정 2019.11.05 18:44

정부 대화에도 경제전쟁 냉기류
경산성, 이 총리 방일후 태도 돌변
액체화불화수소 허가 움직임 접어
한국 '지소미아 결정' 지켜보는듯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도쿄=조은효 특파원】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 방일 이후 되레 경제산업성 태도가 더욱 강경해졌다."

최근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 총리 방일 직전까지만 해도 일본 경제산업성 측이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허가를 곧 내줄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이 총리 방일 이후 태도가 돌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일본 정부가 (액체화) 고순도 불화수소는 한 건도 내주지 않을 작정인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 정부가 최근 일본에 성큼 다가서며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가능성을 주목하며 불화수소를 무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일본 정부는 지난달말 포토레지스트 2건에 대한 한국 수출을 허가했지만, 같은 시기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했던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선 끝내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해당 포토 레지스트 역시 허가가 나는 데만 3개월 이상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자로 수출규제를 발동한 이후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가운데 '액체화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선 단 한 건도 수출허가를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및 각 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및 각 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5/뉴스1

지난 8월말 '기체화 불화수소'에 대한 1건의 수출허가가 난 바 있으나, 실제 반도체 공정의 95% 이상은 액체화 불화수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수출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달리 유독 고순도 불화수소에 일본 정부가 집착하고 있는 건 소재 하나만으로도 한국 반도체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부터 삼성전자만 사용하는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는 타격의 대상이 협소하고, 대일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플루오린폴리이미드의 경우엔 특히나 "경산성이 한국 괴롭히기용으로 찍은 것치고는 잘못 찍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이 총리 방일 후 한국 정부와 주일 한국대사관 등에선 "양국 외교당국 간 대화 분위기가 비로소 조성됐다"고 자평했으나 대화 분위기 이면의 경제전쟁은 더욱 긴박하고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본에서 핵심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삼성·LG·SK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내부적으로 "한·일 관계가 좋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오는 22일이면 결판이 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처리 문제가 수출규제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