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야당에 버럭한 강기정 후폭풍…패트 협상·운영위까지 '스톱'

뉴스1

입력 2019.11.05 18:12

수정 2019.11.05 18:12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민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버럭'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관련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야당에 대한 겁박을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청와대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면서 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밤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이 보인 고성과 삿대질은 급기야 검찰개혁법과 선거법 개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여야의 중요 협상을 멈춰 세웠다.

지난 1일 운영위의 청와대 대상 국정감사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한 '우기지 좀 마세요'라는 발언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기다가 뭐냐"고 소리친 게 발단이 됐다.
고성이 오가자 여야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결국 자정을 앞두고 운영위 국정감사는 정회했고, 차수를 변경하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강 수석이 내지른 고성은 이번주 내내 국회 일정을 꼬이게 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송기헌·한국당 권성동·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간 실무협상도 취소됐다.

이날 오전 나경원 원내대표가 예고한 대로 3+3 협상을 위한 실무협상이 파행을 맞은 것.

권성동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회 운영위에서 강기정 수석 등 청와대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있었고 그에 대한 청와대의 조치를 요구했다"며 "그로 인해 실무협상을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선 "나경원 원내대표와 협의해서 하겠다"며 "무기한 연기나 무기한 취소로 못 박을 수는 없고 여러 상황을 지켜보고 재고하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일 청와대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유감 표명 뿐 아니라 여야 핵심 협상을 흔드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3+3 회동'에 대해 "강기정 수석 문제로 인해 당분간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 수석 경질이나 청와대 사과가 있기 전까지 민주당에 협조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협상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여야의 패스트트랙 협상이 '올스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법안인 선거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으로, 여야 협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의 경우엔 한 달 뒤인 오는 12월 3일 본회의에 부의된다.

오는 7일 열기로 했던 운영위 전체회의도 연기됐다. 당초 운영위는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 소관 기관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기로 했지만 한국당이 보이콧하는 모양새다.

강 수석의 '고성'을 빌미로 "오만한 청와대"라는 프레임을 잡은 한국당은 강 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는 등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당장 이날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강 수석을 두고 여야가 거칠게 대치했다. 야권은 국감 파행 사태와 관련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의 국회 출석 및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청와대가 사전에 아무런 양해도 없이 비서실장 대신 김상조 정책실장을 출석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청와대에 보인 강 수석의 모습은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강 수석이 야당을 찾아 사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경원·오신환 원내대표가 청와대 사과 및 강 수석 해임을 요구한 데 대해 "그날 사과가 있었고 지금 야당이 요구하는 내용들을 그대로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두 원내대표가 요청했으니,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이인영 원내대표가 논의하고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