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쌓여있는 아사히맥주 처리 방법 없던 편의점주 결국에는..

뉴시스

입력 2019.11.06 13:53

수정 2019.11.06 15:33

‘진열장 철수=시장 퇴출’...日맥주 편의점 납품가 최대30% 낮춰 
편의점주들 재고 처리 골머리 앓아... 가격 떨어져도 발주 꺼릴 듯 
유니클로 ‘픽업서비스’ 재개...사은품 붙여가며 매장으로 유도 
매장 활기 돌면 불매운동 시들 징후로 인식돼...매장 되레 늘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일본 수입맥주는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일본 수입맥주의 모습. 2019.07.0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일본 수입맥주는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일본 수입맥주의 모습. 2019.07.0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불매운동의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일본 맥주와 유니클로가 매장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핵심 채널인 편의점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납품가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니클로는 썰렁해진 매장에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픽업서비스’를 재개했다.

소매 채널이나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과의 ‘최접점’이다.
이를 지켜내지 못하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일본맥주와 유니클로는 이 마지노선까지 뚫리면 안된다는 위기감 아래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최근 일부 편의점에 공급하는 맥주 가격을 30% 인하했다. 삿포로를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 역시 최근 납품가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일부 편의점 외에 다른 채널과도 조율 중이다.

공급가를 인하하면 소비자가격도 떨어진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4개월 동안 편의점의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는 제외된 데다, 편의점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더라도 소비자들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이번 공급가 인하 조치는 소비자를 겨냥해 매출 상승을 꾀했다기 보다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거래 채널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당장 안팔려도 좋고 싸게줄테니 제품이라도 진열장에 넣어 달라’는 얘기다.

수입업체들의 제안에 편의점업체와 편의점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이를 수용한 업체는 한 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이전에 발주한 물량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던 편의점주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편의점주는 “매장에 쌓인 아사히 맥주 팔리질 않아서 내가 다 마셨다”면서 “이제 일본 맥주 찾는 손님도 없는데 굳이 그걸 또 발주할 필요가 있느냐. 이젠 국산맥주도 아주 잘 팔린다”고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맥주 수입액은 6000달로 전년 대비 99.9% 감소했다. 사실상 수입이 중단됐다. 부동의 1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28위로 추락했다. 그 사이 국내 맥주 점유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 100일을 맞은 8일 '안입기' 운동의 대표사례인 유니클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 급감했다.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유니클로는 99위까지 떨어지며 순위권 탈락을 예고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유니클로 매장 모습. 2019.10.0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 100일을 맞은 8일 '안입기' 운동의 대표사례인 유니클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 급감했다.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유니클로는 99위까지 떨어지며 순위권 탈락을 예고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유니클로 매장 모습. 2019.10.08. photocdj@newsis.com

유니클로는 지난 8월 중단했던 매장 픽업 서비스를 최근 재개했다.

겨울 대목에 맞춰 진행한 대규모 할인 행사 덕에 온라인몰에서 품절 행렬이 이어지는 등 활기를 띠자 이 분위기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옮겨보겠다는 전략이다.

유니클로가 불매운동 대표 품목으로 지목되면서 매장에는 눈에 띠게 찾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방문객이 느는 추세이긴 하지만 매장에 들른다 해도 입어보거나 실제 주문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주변 입점 상가들의 전언이다.

매장에 활기가 돌아야 불매운동이 수그러들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만큼 픽업 서비스 등으로 예전처럼 매장에 사람이 북적이듯 보이게 하자는 계산이다. 유니클로 픽업 서비스는 현재 115개 점포에 적용하고 있다. 14일까지 7만원 이상 구매하고 매장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면 히트텍 스카프를 증정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매장 숫자를 회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유니클로 매장은 불매운동 시작 후 서울 종로3가점, 이마트 월계점, AK플라자 구로점, 롯데마트 구리점 등 4곳이 폐점했다. 임대차 재계약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7월 이후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 불매운동 영향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매출 하락을 겪으면서도 매장을 늘려가는 중이다.

8월이후 롯데 수지점, 엔터식스 안양역사점, 스타필드시티 부천점,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아이파크몰 용산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등 잇따라 매장을 재단장하거나 신규 오픈했다.
이로써 현재 유니클로매장은 지난해보다 1개가 더 늘어 187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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