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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 보수통합론 주도권 다툼 본격화..탄핵 인식차 극복할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6:45

수정 2019.11.07 16:45

유승민 변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유승민 변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이 나온지 하루 뒤인 7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 전제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을 요구하는 등 보수통합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황 대표 제안에 유 의원이 화답하며 일단 보수진영간 통합 논의는 불붙었지만 '탄핵 사태'를 둘러싸고 한국당, 변혁, 우리공화당 등 각 당의 인식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의원회의'를 열어 신당 창당을 위한 신당기획단 출범을 발표했다.

유승민계 유의동 의원과 안철수계 권은희 의원이 공동단장을 맡았다.
변혁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2월 10일을 기점으로 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 논의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전제조건으로 내건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 등 '보수재건 3원칙'에 한국당이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보수 재건을 위해 이 3개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수가 3년 전 탄핵 문제로 서로 손가락질 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보수통합은 불가능하다"며 "한국당이 분명히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과 통합을 반대한 것이다.

이날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대해 "탄핵주동자인 유승민에 대한 구애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실, 정의 규명을 확실히 하지 않고 보수대통합은 의미가 없다"면서 유 의원과 통합반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 한국당이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창당을 통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한국당의 스케줄, 계획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이 우리가 갈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으로, 임시로 생각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한국당과 보수통합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변수다.

변혁 소속 현역의원 15명 가운데 7명이 안철수계인 만큼 보수통합 과정에서 이들이 빠지면 그 의미도 '반쪽'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을 맡은 권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 이를 명확하게 천명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안철수계 의원들의 보수통합 동의 여부에 대해 "100% 동의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신당기획단을 통한 준비과정에서 더 설득해 100% 동의가 이뤄져 의기투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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