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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연구시설 "감염병 꼼짝마"… 사람 빼곤 못 나오게 철저히 관리[현장르포]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8:38

수정 2019.11.08 11:09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 질병관리본부 제공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 질병관리본부 제공
【 청주(충북)=최용준 기자】 "사람을 제외하고 실험실 안에 들어간 모든 것은 살아서 나오지 못한다. 안전을 위해 균도 실험 동물도 죽어서 나와야 한다."

지난 6일 충북 청주 소재 질병관리본부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BL3)에 들어가기 직전에 들은 무서운(?) 말이다.

채희열 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관은 "균을 배양하는 실험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밀문(氣密門) 5개를 거쳐야 한다. 문에는 특수 고무처리가 돼있어 안에 있는 균이 밖으로 나올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BL3 구역은 세포, 세균,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 질병원인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바이러스 분석과 등 8개 부서가 총 30개 진단 및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3등급 연구시설은 사스(SARS), 조류인플루엔자(AIV)처럼 인체 위해성이 상당한 미생물을 이용하는 실험실이다. 때문에 안전이 핵심이다. BL3는 병원체 유출을 막기 위해 대부분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흰색 벽과 천장 바닥 사이에 실리콘 처리를 해 내부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도록 설계했다. 바닥에는 비상대피로를 위한 붉은 선이 그어져있다.

채 연구관은 "병원체를 거르기 위해 실험실에선 헤파(HEPA)필터가 돌아간다. 연구시설은 철저하게 사람이 오가는 동선과 공기가 오가는 동선, 물건이 들어오고 나가는 동선을 구별했다. 균을 통제하기 위해서다"며 "24시간 상황통제실에서 실험실 온습도, 문과 문 사이 차압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일하는 연구원은 호흡보호구를 착용한다. 직접 신발 겉피, 장갑 2개, 실험복, 필터기능이 있는 호흡장비 등을 입어봤다. 호흡장비를 통해 마스크 안쪽으로 공기가 들어왔다.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필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곁에 있던 한 연구관은 "2시간 이상 호흡보호구를 착용하다보면 서늘한 바람 때문에 춥고 귀에서 이명이 들린다"고 말했다.

3등급 연구시설에 이어 지난 3월 개소한 긴급상황실을 찾았다. 긴급상황실에 들어서자 가운데에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띄었다. 한반도 지도에 홍역발생현황, 전국 성별 연령별 환자 발생현황 등이 표시된다. 한쪽에 관심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긴급상황실 확대가동단계는 평상시 관심에서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올라간다. 감염병 위기규모에 따라 구분된다.

긴급상황실은 감염병 위기상황 모든 단계를 관리하는 곳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후속대책 일환으로 계획 돼 올해 3월 개소했다. 2016년 지카바이러스 대책반,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노로바이러스 감염대책반 등이 긴급상황실에 꾸려졌다. 평시에는 감염병 유행을 감시한다.


박세웅 주무관은 "긴급상황실에서는 모든 감염병 담당 부서가 모여 협력한다. 감염병은 한 부서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모든 부처를 모았다.
100여명이 동시 업무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유행 감염병, 세계적 확산 추세 등을 보기 위해 상환관리실이 24시간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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