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우라늄 농축 준비에 美 거센 반발... IAEA와 유럽은 신중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8 15:37

수정 2019.11.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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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 In this June 6, 2018 frame grab from the Islamic Republic Iran Broadcasting, IRIB, state-run TV, three versions of domestically-built centrifuges are shown in a live TV program from Natanz, an Iranian uranium enrichment plant, in Iran. (IRIB via AP, File) /뉴시스/AP /사진=
FILE - In this June 6, 2018 frame grab from the Islamic Republic Iran Broadcasting, IRIB, state-run TV, three versions of domestically-built centrifuges are shown in a live TV program from Natanz, an Iranian uranium enrichment plant, in Iran. (IRIB via AP, File) /뉴시스/AP /사진=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2015년 핵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의 이행 수준을 낮추는 4단계 조처로 금지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준비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강력 규탄에 나서며 전 세계가 공동으로 이란을 압박하는데 동참하기를 촉구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준비했지만 실제 농축을 하지는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란은 이번 4단계 조처에 대해 핵협정과 관련된 유럽당사국에 경제 지원책을 시행하라는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美 "이란, 핵무기로 어떤 행동할지 몰라.. 좌시하지 않을 것"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세계는 이란의 핵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며 "이란은 빠른 핵분열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로 하여금 그들의 폭력과 테러를 수용케 하려는 이란 정권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란의 최근 공격과 도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일원들이 이란이 핵무기를 갖고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압박을 확대해야할 때"라며 "미국은 이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회의에서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에 관해 거짓말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미국의 입장에 더해 지원사격했다.

■IAEA·EU "우라늄 실제 농축은 안 한 것으로 확인... IAEA 직원 억류는 우려"
그러나 IAEA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오히려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준비했지만 실제 농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AEA는 "포르도에서 두 개의 원심분리기가 연결됐다"면서 "이는 농축 이전에 하는 준비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IAEA는 이날 이란이 IAEA의 사찰 요원 중 한 명을 일시적으로 억류한 사실을 밝히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미국이 오히려 IAEA에 성명을 보내 "모든 IAEA 이사회 국가는 이란의 IAEA 직원 억류가 용납될 수 없고 용서될 수도 없으며 반드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유럽연합(EU) 대표는 IAEA 회의에서 "EU는 IAEA 사찰단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사찰단이 그들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란에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란은 해당 요원이 폭발성 질산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규정상 억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美 경제제재 속에서 무역 가능토록 유럽 나서라"

Iran's Ambassador to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Gharib Abadi, waits for the start of the IAEA board of governors meeting at the International Center in Vienna, Austria, Thursday, Nov. 7, 2019. (AP Photo/Ronald Zak) /뉴시스/AP /사진=
Iran's Ambassador to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Gharib Abadi, waits for the start of the IAEA board of governors meeting at the International Center in Vienna, Austria, Thursday, Nov. 7, 2019. (AP Photo/Ronald Zak) /뉴시스/AP /사진=
이란 원자력청(AEOI)은 전날 포르도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를 주입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미드 바에이디네자드 주영 이란 대사는 이날 "이란이 올해 네번째로 핵협정 이행 수준을 낮춘 것은 유럽 당사국에게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핵협정 당사국들이 약속을 지킬 때까지 두 달에 한 단계씩 이행 수준을 낮춰갈 것이기에 이란의 핵 활동이 당사국들의 행보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핵협정을 탈퇴한 후 1년 만인 지난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협정 이행 범위를 축소중이다. 이란이 핵협정 이행 범위 축소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당초 협정 조항에 따라 유럽이 이란에 약속했던 경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올 초 우회 무역이 가능한 금융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으나 미국의 강한 압박에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해군은 이란에 맞서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을 공식 발족시키고 임무를 개시했다. 이 연합에는 호주, 영국,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알바니아 등 6개국이 참여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JCPOA 탈퇴 이후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된 후 지난 5, 6월 국제적인 원유 수송로인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의 유조선에 대한 피격이 발생하자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이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을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호위 연합체 구성에 나섰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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