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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 된 100년 제주 산지등대, 예술등대로 재탄생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0 15:42

수정 2019.11.10 16:09

제주문화예술재단 주관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 진행
8~14일 “1000년의 예술 등대로 태어나다” 기획 전시
1960년대 산지등대 모습. [사진=김영호 전 산지등대관리원 제공]
1960년대 산지등대 모습. [사진=김영호 전 산지등대관리원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100년 넘게 제주뱃길을 밝혀온 제주항 산지등대가 올해 4월 무인등대로 전환된 데 이어 아카이빙(archiving) 작업을 통해 예술등대로 재탄생됐다.

이곳에선 8~14일 '100년 산지등대, 1000년의 예술 등대로 태어나다'를 주제로 '산지예술등대' 기획전이 마련되고 있다.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이 주관한다. 2019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 '제주문화기획학교(심화)'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산지등대에 대한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고, 등대가 지닌 고유한 특성을 보존하면서 예술의 색을 입혀 문화콘텐츠와 인프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전종철 작.
전종철 작.

이번 프로젝트 기획은 김해곤 갤러리비오톱 소장이 맡고, 류학렬·송서은·강민수·윤종선· 이경순·박미경·길정훈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각자 등대를 주제로 독창적 공간을 만들었다.


프로젝트가 펼쳐진 공간은 산지문화 카페와 등대예술학교 두 곳이다. 체험숙소로 사용했던 산지문화 카페는 '빛의 방'으로, 직원 숙소로 쓰던 건물은 등대예술학교는 '움직임의 방'으로 재탄생했다.

이경순 작.
이경순 작.

'빛의 방'은 전종철 설치작가가 빛을 주제로 유리창에 시트지를 부착해 등대의 빛·예술의 빛·자연의 빛을 형상화했다.

‘움직임의 방'은 7명의 작가로 구성된 '등대섬 팀'(총괄기획 김해곤)이 등대를 테마로 독창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류학렬은 산지등대와 관련된 미디어와 문학작품을 선보이고, 송서은은 산지등대와 섬 등대의 그림 같은 순간을 담았다. 강민수는 산지프로젝트의 과정을 신문 형태로 제작했다. 윤종선은 이승수 작가를 초대해 '관계항'으로 산지등대를 비춘다. 이경순은 등대관리원으로 일했던 3명의 인터뷰로 산지등대 기억을 수집했다. 길정훈은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 작업기록을 토대로 아카이브관을 조성했다.


한편 산지등대가 처음 불을 밝힌 건 1916년 10월이다. 산지등대가 무인화되면서 제주에 유인등대는 우도등대, 마라도등대, 추자도등대 3곳만 남게 됐다.
제주도 본섬에는 유인등대가 하나도 없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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