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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지털 위안화' 발행 초읽기… 글로벌 금융패권 노리나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1 17:26

수정 2019.11.11 17:26

인민은행 자체 스테이블코인 예고
알리·위챗페이 통해 결제 대중화
해외 교역때 적극 활용할 가능성
자금세탁 등 지하경제 수면 위로
중국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위안화' 발행 초읽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글로벌 핀테크 기업을 육성해낸 '핀테크 육성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0년을 앞두고 중국이 이번에는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로 또 한 번 퀀텀점프(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전략을 통해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 및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전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인민은행은 자체 블록체인 기술로 발행할 '디지털 위안화(CBDC)'와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민간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 금융패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블록체인+금융'으로 금융굴기?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최고권력기구인 공산당 정치국에서 블록체인 육성안이 담긴 '블록체인 플러스' 정책을 발표한 것은 '디지털 위안화 발행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인민은행은 "인민은행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특히 인민은행이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해온 '중국 금융업 정보기술 5개년 계획'이 내년에 마무리 된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응용 분야에 디지털 금융과 디지털 자산 거래 등을 포함한 블록체인 육성정책이 중국의 차세대 글로벌 금융패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즉 미국 달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 등 5대 통화가치의 변동률에 따라 환율 결정)과 연동되는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과 다르다. 인민은행이 자체 블록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통제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시 주석 발표 이후, 전국인민대표대회이 암호화 기술 전반을 통제하는 암호법을 제정하고, 인민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 등을 새로운 핀테크 인증 유형에 포함한 것이 관측의 근거다.

복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부터 정부가 주도하는 암호화폐 기술과 관련 법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개발해왔다"며 "디지털 위안화가 발행되면 중국 정부 지원으로 성장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상의 결제·송금 분야에서 빠르게 대중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달러와 패권 경쟁 불가피"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와 기존 모바일 금융을 융합해 얻을 수 있는 첫 효과는 탈세와 자금세탁 등 지하경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보유한 가구등록제 등의 개인정보와 기존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총칭)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축적해온 데이터를 비롯해 인민은행이 운영하는 디지털 위안화 금융결제 정보가 결합되면서다.


또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높다. 교보증권 임동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빠르게 CBDC(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미국보다 떨어지는 금융 경쟁력 부분에서 퀀텀점프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외국과의 교역 네트워크에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할 경우, 위안화의 국제화도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도 저서 '비트코인 제국주의'를 통해 "중국은 반미 국가들에게 달러 대신 '비트위안(디지털 위안화의 가칭)' 사용을 요청할 수 있다"며 "미국 역시 비트위안의 대중화를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블록체인 생태계가 미국과 중국의 주도아래 이원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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