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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할수록 쪽박”…결국 철수 수순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0 16:32

수정 2019.11.21 11:57

원희룡 제주도지사 "철수 전제로 대책 수립 중…지사 책임"
만성적자에 허덕…공사, 도에 내년 예산 50억원 지원 요청
중국 크루즈 단체관광객 의존한 게 패착…빅3로 시장 재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제주도의회 제378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해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제주도의회 제378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해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제주=좌승훈 기자]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 시내면세점 운영이 중단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제378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만성 적자 중인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사업에 관한 대책을 묻는 이경용 의원(무소속, 서귀포시 서홍·동대륜동)의 질문에 “철수를 전제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신화월드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시내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기대 효과로 추진했지만 적자가 거듭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또 "기본적으로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고 한 것은 제주도정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최종 책임은 도지사"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당초 도가 크루즈 선석 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기본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공사에서 시내면세점을 추진토록 했는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제재 조치이후 제주도에 크루즈가 단 한 척도 안 들어오면서 적자 누적을 견딜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은 적자지만, JDC가 운영하는 지정면세점은 막대한 수입 올리고 있으며, 제주의 면세 수입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다"며 "지정면세점 운영에 대해 공사가 단순히 영업을 잘못하는 부분은 개선해야 하겠지만,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각도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 세금으로 적자 메꾸는 건 감당 힘들기 때문에, 현재로는 철수를 전제로 대책 세우겠다“는 뜻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원드 내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원드 내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국내 면세점업계는 사드 보복이후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화장품·명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이른바 빅3(롯데·신라·신세계) 중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치열한 마케팅과 송객수수료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한화와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서 잇달아 발을 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2017년 40억원, 2018년 41억원, 올해 43억원(추정) 등 3년 연속 무려 4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사가 만성적자에 인건비조차 제대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도는 최근 3년 동안 공사에 90억원을 지원했다. 게다가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공사는 도에 또다시 내년도 예산 50억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계속 어려웠는데,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다.

이경용 의원은 이에 대해 "철수가 답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적자가 나는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암이 돼 관광공사 전체를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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