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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구광모號… 신규임원 106명 중 21명이 45세 이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8 18:00

수정 2019.11.28 21:28

젊은 인재· 외부 영입으로 '쇄신'
구회장 취임후 부회장 5명 교체
女임원 8명 신규 선임 확대기조
전체 승진자 60%가 이공계 출신
'변화'하는 구광모號… 신규임원 106명 중 21명이 45세 이하

'변화'하는 구광모號… 신규임원 106명 중 21명이 45세 이하
구광모호의 두번째 임원 인사는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2020년도 임원 인사를 통해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진에 변화를 주면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또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 연말 인사에서도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미래사업 준비에 중점을 뒀다. 성과와 역량을 기반으로 한 인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겨내고,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해 미래를 준비하는 실용주의적 인사라는 평가다.

■쇄신인사…세대교체 박차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적으로 임원 승진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185명)보다 줄어든 165명이었다.

LG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LG는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바꿨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 게 가장 눈에 띈다. 이번 조 부회장의 용퇴로 구 회장 취임 이후 6명의 그룹 계열사 부회장 중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을 제외한 5명이 자리를 바꾸거나 교체돼 사실상 LG그룹 수뇌부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앞서 지난해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했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9월 퇴진했다.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이는 LG의 젊은 수장인 구 회장이 사업구조 개선과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최고경영진을 과감히 교체하는 전략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최고경영진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취임 이후 선대 회장들과 달리 특허소송을 불사하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선보였던 구 회장이 인사를 통해서도 경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토대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전반에 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이번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진 교체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에 인적 쇄신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젊은인재 발탁…미래준비 가속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을 106명 선임했다. 지난해 134명에 이어 올해도 100명 넘게 신규 임원을 선임한 것이다. 이 가운데 45세 이하 임원은 2년 연속 21명을 배출했다.

최연소인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을 맡은 심미진 상무는 34세, 오휘마케팅부문장 임이란 상무는 38세,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은 39세다.

LG 관계자는 "사업 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LG는 정기 인사와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인재를 연중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LG생활건강은 뉴에이본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영입했다. 또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는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선임하는 등 총 14명의 외부인재를 수혈했다.

LG는 여성 임원도 지속적으로 늘려 지난해 7명을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올해는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 선임 8명 등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그룹의 전체 여성임원은 올해 37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인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탁월한 기술역량을 보유한 연구개발(R&D) 인재들에 대한 승진 인사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다"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