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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동결]한은 당분간 관망...내년 경기반등 약할땐 추가인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9 09:54

수정 2019.11.29 10:55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은 29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1.25%로 결정한다고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를 통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금리가 내려온 만큼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볼겠다는 기조로 파악된다. 경기 흐름도 내년에 반등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가 완화 조치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관심은 내년 한은의 움직임이다. 정책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신중하게 통화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내년 경기 반등이 약할 경우에는 한은이 상반기 중 추가 인하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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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관망세' 지속
최근 경기 흐름을 보면 하락을 멈추고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상승한 건 2017년 6월 이후 28개월 만이다.

경제심리도 개선 추세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의 순환변동치(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는 11월에 91.1을 기록해 전월대비0.1포인트 올랐다. 지난 10월 23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춘 이후 이달 반등한 것이다.

따라서 한은도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경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올해 2차례 단행된 금리인하의 부작용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고민이 대거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다. 소비가 부동산에 집중되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이는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을 확대해 다시 소비를 억누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 주택가격전망 CSI를 보면 8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이달 120을 기록했다. 지수 수준은 9·13 부동산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9월 조사(128) 결과 이후 최고치다. 앞으로 가계의 소비가 부동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아직은 가계부채의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3.9%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는 2004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ㆍ대부업체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갚아야 할 부채를 합한 수치다.

자료 : 한국은행
자료 : 한국은행
■상반기에 금리 인하할까
올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가 마무리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을 내년 금통위에서의 결정이다. 내년 금통위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는 경기의 흐름이다.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경기가 기조적 반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여부다.

최근 경기 흐름이나 내년 1·4분기 반도체 시장 반등 전망 등을 고려하면 경기 흐름은 반등이 유력하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거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경기 흐름은 다시 꺾일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경기도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반등을 만들어 내지 못할 수 있다.

더구나 실효하한을 고려하면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은 1차례(0.25%포인트) 정도에 그친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효하한은 경기부양을 위해 인하할 수 있는 금리의 마지노선이다. 실효하한 이하로 금리를 내릴 경우 자금유출 등 부작용이 커지면서 효과를 낼 수 없다. 시장에서는 실효하한을 1.00% 수준으로 본다.

또 금통위원들 임기도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년 4월에 4명의 금통위원이 동시에 교체될 예정이다.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되면서 금통위의 분위기가 현재와 또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경기 흐름을 지켜본 이후 내년 상반기 중 통화정책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전반적으로 내년에도 경기 흐름이 부진하고 반등한다고 해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는 만큼 금리 인하에 더 기울어 있는 분위기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96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99%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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