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뼈아픈 부진·구조조정 딛고 새 길 뚫는다 [부산fn 7주년 재도약하는 지역 대표기업]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2 18:33

수정 2019.12.02 18:33

부산 육해공 대표선수들 '부활 날갯짓'
르노삼성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시장 확대 기대
XM3 인스파이어 등 신차도 내년 6종 쏟아져
에어부산
일본여객 감소 등 위기 돌파구로 인천공항 진출
안전·편리성 내세워 동남아·중화권 노선 확대
한진중공업
이병모 사장, 부채 줄이고 신뢰 회복 팔걷어
조선·건설 양대사업 국내외서 잇따라 수주 낭보
르노삼성 XM3 인스파이어 모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 동신모텍 트위지 생산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 XM3 인스파이어 모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 동신모텍 트위지 생산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최근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해군 차기고속정 모습. 한진중공업이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 선보인 '대신 해모로 센트럴' 전경. 한진중공업 제공
최근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해군 차기고속정 모습. 한진중공업이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 선보인 '대신 해모로 센트럴' 전경. 한진중공업 제공
에어부산은 인천국제공항 진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 승무원이 여객기 이륙 직전 마지막 출발점검을 하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은 인천국제공항 진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 승무원이 여객기 이륙 직전 마지막 출발점검을 하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로 장기간 불황을 겪던 부산경제가 올 들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육·해·공을 대표하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한진중공업, 에어부산은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시장 진출로 활로를 뚫고 있다. 의미 있는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불황을 딛고 다시 기지개를 켠 부산 육·해·공 대표업체들의 현주소와 미래비전을 살펴본다.

■르노삼성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시장 확대 기대
XM3 인스파이어 등 신차도 내년 6종 쏟아져

부산지역 대표 제조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조와 갈등을 겪는 등 부침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 확대와 잇단 신차 출시로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내년 내수시장에 6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르노삼성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환기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덧붙여 XM3의 유럽 지역을 포함한 해외시장 수출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XM3 인스파이어'는 2019 서울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차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최초로 선보일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세단의 편안함과 정숙성, SUV의 높은 포지션과 넓은 시야 등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거는 기대도 크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부산공장에서 만든 '르노 트위지'를 유럽으로 가는 배에 실어 보내면서 첫 수출에 성공했다. 이번 수출 선적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르노 트위지의 국내생산을 시작한 이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첫 물량이다. 지난 10월 총 142대의 트위지가 유럽 시장으로 수출됐다. 첫 수출 선적을 계기로 본격적인 르노 트위지의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며, 향후 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도 판매루트를 넓힐 계획이다.

르노 트위지는 그동안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10월부터 내수판매와 수출물량을 모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르노 트위지 생산라인에서 지역기업 ㈜동신모텍이 생산하고 있다.

르노 트위지는 지난 2016년 국내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400대를 돌파하며 초소형 전기자 시장을 개척해왔다. 작은 차체 덕분에 좁은 골목길을 편리하게 주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차량 한 대 정도의 주차공간에 최대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도심 출퇴근용이나 배달, 경비, 시설 관리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산업시찰 프로그램의 하나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방문한 참석국가 기업 관계자, 공무원 등이 르노 트위지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등 아세안 국가로 수출전망도 밝다. 르노 트위지의 작은 차체와 충전 편의성 등이 도심 교통혼잡과 주차난, 노후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겪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한진중공업

이병모 사장, 부채 줄이고 신뢰 회복 팔걷어
조선·건설 양대사업 국내외서 잇따라 수주 낭보

올해 2월 자본잠식에 빠졌던 한진중공업은 조선과 건설 양대 사업부문에서 연이어 수주 낭보를 띄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관련업계는 지난 3월 자본잠식으로 이어진 필리핀 사업을 주도했던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이 물러나고 이병모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이후 경영정상화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핵심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낮추고 새로운 수주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조선과 건설 사업은 눈에 띄는 실적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초 해양환경공단이 발주한 5000t 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1척을 700억1500만원에 수주했다. 2개월 전 방위사업청과 총 2460억원 규모의 차기고속정 4척을 수주한 데 이은 낭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발주된 차기고속정은 16척, 금액대로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건설부문도 약진하고 있다. 올 3·4분기 기준 건설부문 누적 영업이익은 약 26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인 198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주택사업과 공공공사를 주축으로 지난 몇 년간 일감을 꾸준히 확보해 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건축사업은 올해 부산 오페라하우스와 판교테크노밸리 횡단연결 교량 및 단지조성 공사, 양산집단에너지 시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 터파기 및 파일공사 등 각 부문에서 골고루 굵직한 공사들을 수주했다. 주택사업 부문은 최근 원주 세경1차 재건축과 인천 경동율목 재개발, 용인 모현1구역 재개발 수주에 성공했다. 현재 정비사업 수주잔량만 2조원을 넘어섰다.

분양도 호조세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분양했던 서울, 남양주, 제주 등 모든 사업지가 해당 지역 내에서 인기를 끌며 청약 1순위 마감,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오랜만에 부산 서대신동에 '대신 해모로 센트럴' 아파트를 선보였다. 초역세권 입지에 우수한 교통환경과 편리한 생활권을 갖춰 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총 733가구 중 459가구를 일반분양한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최고 경쟁률 59대 1, 평균 경쟁률 17.1대 1로 마감됐다. 한진중공업은 주택사업 분야에서 쌓아온 오랜 노하우와 정비사업의 강점을 활용해 이미 수주해 놓은 인천, 경기,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각 사업지에서 분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조선부문은 해군 함정, 해경 경비함, 쇄빙선, 탐사선 등 다양한 특수목적선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고부가가치선 수주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건설부문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실적호조가 전망되며, 특히 정비사업 분야는 오랜 기간 쌓아온 실적과 탁월한 상품성으로 회사 실적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에어부산

일본여객 감소 등 위기 돌파구로 인천공항 진출
안전·편리성 내세워 동남아·중화권 노선 확대

에어부산은 올 들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두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지난 3·4분기 '보이콧 재팬'으로 인한 일본 여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바닥까지 추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은 위기의 돌파구로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항공사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서비스와 검증된 안전성을 무기로 인천국제공항 시대의 문을 본격 열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 12일 △인천~닝보(주 3회) 노선을 시작으로 11월 13일 △인천~선전(주 6회) △인천~가오슝(주 4회) △인천~세부(매일 1회) 노선을 신규 취항해 본격적으로 수도권 시장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또 내년 1월 15일 인천~청두(주 3회) 노선도 취항해 총 5개 인천발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이 중 필리핀 세부와 대만 가오슝 노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에어부산의 인천~세부 노선은 오전 출발 스케줄로 운영하기 때문에 야간에만 운항되는 기존 인천~세부 노선을 이용객들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가오슝 노선은 에어부산이 2013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가오슝 노선을 운영하며 쌓은 현지 영업망과 마케팅을 활용, 인천 노선에서도 성공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어부산은 인천국제공항 진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인천 진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연간 이용객이 최고 수준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신규 취항을 통해 신규 수요층 확보는 물론 항공기 가동률도 높일 수 있어 고정비 절감이 기대된다.

또 에어부산은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서울발 국내선(김포~부산, 김포~울산, 김포~제주)을 보유해 차별화된 국내 내륙 연계 여행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중국 관광객의 경우 인천공항으로 입국해도 서울만 관광하지 않고 제주, 경기 등 타 지역까지 묶어 관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에어부산의 활성화된 국내선망을 활용하면 기존 제주, 경기에 국한된 연계 관광을 부산, 울산까지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에어부산은 수도권 시장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넓은 좌석 간격, 대외적으로 검증받은 대고객 인적서비스 및 안전성,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을 내세우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산에 뿌리를 두고 지역민의 항공편익 증진을 위해 중거리 노선을 개척하는 한편 수도권 지역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비수익 노선을 재편해 실적 향상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필리핀, 대만 등 총 3개국에서만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노선을 확대해 여행객에게 운임인하 효과와 여정선택의 폭을 계속해서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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