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넘긴 새해 예산안…'필리버스터' 정국에 처리 난망

예산안, 심사 마치지 못한 채 본회의에 자동부의 여야 협상 통해 재개 가능하나 극한 대치 이어가 민주 "오늘까지 필리버스터 철회해야" 최후통첩 한국 "선거법 등 5대 법안 필리버스터 보장해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여야가 패스트트랙과 필리버스터로 정면 대치하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가 열리 않는 본회의장이 텅 비어있다. 2019.12.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이른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정국에 따른 여야의 벼랑 끝 대치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법정처리 시한(12월2일)을 넘긴 가운데, 여전히 예산안 처리는 난망한 상황이다.

국회법에 따라 지난달 30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종료되면서 예산안 심사 권한은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에게 이관됐지만 여야 간 첨예한 대립으로 협상은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초 예결위는 지난달 11일부터 28일까지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한 뒤 지난달 29일 예산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최종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야 3당 간사 간 협의체인 이른바 '소(小) 소위' 구성과 운영 문제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예산안은 1차 감액 심사에 그친 상태다. 이마저도 대부분 보류된 것으로 재심사는 물론 증액 심사도 하지 못했다.

결국 여야 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은 1일 0시를 기해 정부가 제출한 원안(513조5000억원) 그대로 본회의 안건에 자동 부의된 상태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전해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 김재원 예결위원장, 이종배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 바른미래당 지상욱 예결위 간사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앞두고 위원장실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9.11.27.jc4321@newsis.com
이 경우 원내대표 간 협의를 통해 심사를 마치지 못한 예산안의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지만,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하루 지난 3일에도 여야는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 극한 대치만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유치원 3법' 등의 처리를 결사 저지하기 위해 199개 전체 법안에 꺼내든 필리버스터 카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정기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9일을 예산안은 물론 패스트트랙 법안 표결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한국당에 이날까지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라고 '최후통첩'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아직도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움켜진 채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며 "오늘 저녁까지 대답을 기다리겠다. 이것이 우리가 한국당에 건네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12.03. photothink@newsis.com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한국당이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금명간 내놓지 않는다면 다른 야당과 협의해 예산안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에 창당을 준비 중인 대안신당까지 포함한 '4+1 협의체'를 가동해 패스트트랙 법안뿐만 아니라 예산안도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생법안이 처리되지 않는 것은 필리버스터를 보장하지 않는 민주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여당은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유치원 3법 등) 5대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며 "본회의를 열어서 민생법안을 원포인트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3. jc4321@newsis.com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이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 처리를 시사한 것을 강력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예산안도 4+1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협의체로 의결 정족수) 150명을 만들어서 통과시키겠다는데 기형적인 국회 운영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4+1 협의체 가동을 통해 한국당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지금 당장 예산안 심사 및 처리에서부터 4+1을 가동해 심사를 하고 처리해 한국당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도 유인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예산안과 관련해 자체 입장 및 자료 정리를 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0일까지는 1차적으로 긴장감 있게 대기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첫 해인 2014년에는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12월2일을 지켰다. 하지만 2015년부터 매년 처리 시한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12월8일 통과되면서 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게 예산안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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