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한국 공무원 인사시스템 배우자"… 50여개국서 인사처 방문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7:46

수정 2019.12.05 17:46

채용제도·전자인사관리 등 국가인재원 교육 과정 운영
개도국 인사행정 발전 기여
OECD 회원국과 교류 확대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알리한 바이메노프 인사행정허브 집행위원장(왼쪽)과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알리한 바이메노프 인사행정허브 집행위원장(왼쪽)과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공직사회를 혁신해 국민을 위한 정부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2014년 출범한 인사혁신처에는 매년 300~400명의 외국인들이 찾아온다. 바로 한국의 우수한 공무원 인사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는 외국공무원들의 행렬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의 토대에는 우리 공무원들의 역량이 뒷받침 됐다는 인식이 개발도상국 내에서 퍼지면서다. 인사처와 협약을 체결한 외국기관만 11개에 달한다.
인사처는 선진인사 제도를 보유한 선진국과의 네트워킹을 주도하는 등 전 세계 인사제도 발전을 위한 한 축으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선진 인사제도 배우자"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8년 약 30여개 국가와 외국기관이 한국 정부의 인사제도 벤치마킹을 위해 인사처를 방문했다. 올해도 20여개 국 이상의 외국 공무원들이 △공평한 채용제도 △전자인사관리시스템 △고위공무원 역량평가 등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인사처 소속 국가인재원은 올해 외국 공무원 대상 14개 교육 과정에서 교육생 241명을 배출했다. 2017년은 9개 과정 183명, 2018년은 13개 과정 255명이 한국의 공무원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국가도 다양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은 물론 멀리는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는 한국 공무원들의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판단해 한국을 찾는 것이다.

국가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유능한 공무원을 채용, 유지·관리하는 한국 인사제도가 외국 공무원들 사이에 신(新)한류 콘텐츠로서 인기가 높다"며 "외국 공무원들이 이같은 인사제도를 통해 선발·교육된 공무원이 한강의 기적의 밑바탕이 됐다는 발언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IT 활용한 인사시스템 인기 높아

특히 한국제도에 관심이 많은 국가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몽골 등이다. 이들 국가는 인사처와 인사행정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사제도 컨설팅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협약을 체결한 외국기관은 11개에 달한다.

이들은 IT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인사처는 전자인사관리시스템(e사람),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국가인재DB) 및 공무원 e-러닝 시스템(나라배움터), 공직윤리시스템(PETI) 등 전산화된 시스템을 통해 공무원의 임용에서 퇴직까지 인사관리 전반을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와 통계를 인사정책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영국 정부연구소가 발표하는 '2019 공무원 효과성 지수(InCiSE)' 평가에서 '인사관리 전산화 부문'의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기구 협력도 활발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통한 개도국 발전도 지원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과 한중일 간의 인사행정기관장 협의체인 '아세안+3'에서 한국은 2018년 싱가포르와 공동의장국으로 활동하면서 제4차 아세안+3 업무계획 사업 이행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카자흐스탄 소재 인사행정허브(ACSH)와 공동사업과 연구이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ACSH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유라시아 국가들의 공무원 인사제도와 역량강화 지원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카자흐스탄 정부지원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바이매노프 인사행정허브 집행위원장은 황서종 인사처장과의 면담에서 "한국의 인사행정 제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배우고 싶은 모델"이라며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기대를 밝힌 바 있다.

■OECD와 협력 인사제도 발전 주도

인사처는 이처럼 개도국의 인사행정 제도 발전에 기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의 교류를 통해 선진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OECD 산하 공공행정위원회(PGC), 공공인력관리전문가작업반회의(PEM) 활동에 적극 참하는 것은 물론 올 10월에는 '2019 글로벌 공공 인적자원(HR) 컨퍼런스'를 OECD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컨퍼런스에는 학계, 국제기구 등 국내외 HR 전문가 330여명과 OECD 산하 정부교육훈련기관 연합체(NSG) 회원국 24개국의 39명도 함께 참가해 세계 각국의 HR 전문가들이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인사처가 세계 인사제도 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컨퍼런스였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한국의 잘 갖추어진 인사제도와 혁신 사례를 전 세계에 확산해 세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상생의 협력 관계를 만드는 실질적인 인사행정 한류를 만들어나가겠다"며 "각 국가의 역사적 배경이나 정치·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접근 방식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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