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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주 욕하고 때리고 '갑질' 본사 직원…법원 ″해고 정당″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8 09:11

수정 2019.12.08 10:05

대리점주 욕하고 때리고 '갑질' 본사 직원…법원 ″해고 정당″

[파이낸셜뉴스] 대리점주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고 금품까지 받는 등 '갑질'을 일삼은 본사 직원의 해고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해고 직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아이스크림 제조·판매업체에 근무하던 중 대리점주들에게 욕설을 하고 향응을 요구해 받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징계위원회에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2017년 대리점주들과 함께 간 필리핀 골프 여행에서 '지금처럼 비즈니스 하면 자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욕설을 하고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리점주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요구하고 미화 약 2000불과 골프채, 300불 상당의 시계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A씨는 만취한 상태로 한밤 중에 대리점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고, 대리점주 배우자를 카카오톡 대화방에 초대해 모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의 이같은 행동에 대리점주들은 대꾸하지 못 하고 '예'라는 대답만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고, 중앙위원회에서도 재심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징계사유가 없고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당해고"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징계사유 중 모욕성 메시지를 보낸 행위 등은 일부만 인정했지만, 필리핀 여행에서 욕설과 폭행을 하고 향응을 받은 사실은 모두 인정해 정당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대리점주들에 폭언하고 사적 선물을 받은 행위 등은 사회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 대리점주들은 회사에 '갑질' 피해를 호소한 바 있어 회사의 '갑질'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될 우려가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리점주들의 선물이 순수한 친분관계에 기초해 제공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골프채와 시계는 회사에서 규정한 '명목상 선물'에 해당하지 않아 A씨가 지위 및 영향력을 이용해 회사의 허가 없이 골프채 및 시계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는 회사 입장에서 대리점주와 우호적 관계가 중요한데 A씨와 대리점주의 관계는 이미 파국에 치달았고 신뢰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며 "그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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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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