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손보協 보험사기조사팀 뜨자… 잠잠해진 과잉청구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9 18:30

수정 2019.12.10 10:30

백내장 실손보험 안과 적발 등
수백억원대 보험금 누수 막아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손보협회 보험사기조사팀을 확대한 후 100억~200억원대의 병원 실손보험 사기를 적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병원들의 과잉진료 등 보험사기로 실손보험금 누수가 심각했는데, 이같은 문제가 차단될 지 주목되고 있다.

9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 강남 A안과와 부산 B안과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보협회 보험사기조사팀과 경찰은 강남 A안과와 부산 B안과에 대해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이들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조사결과 A안과와 B안과는 백내장 검사를 보험사기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고, 보험사기 규모는 각각 145억원, 2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내장 보험사기는 최근 백내장이 건강보험에 적용이 되면서 급증하고 있다.
일선 안과에서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며 백내장 수술 시 시력교정 목적의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검사료를 부풀린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손보협 보험사기조사팀은 경찰과 함께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 외에도 간호사들이 마치 의사가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것처럼 조작해 건강보험 급여와 실손보험을 편취한 대학병원 7곳에 대해서도 보험사기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험사기조사팀이 조사한 대구 C내과의 경우 진료소견서와 진료비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병원 관계자 및 브로커 등 3명이 검찰 송치됐고 사무장병원을 개설 운영하면서 실손보험 30억원 편취한 D한의원 병원 이사장과 병원장 등 39명은 최근 법정 구속됐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지난 7월 보험사기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보험사기 조직을 확대했다. 최근 급증하는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를 척결하기 위해 장기보험사기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보험사기조사팀을 확대·재편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기손해보험 사기 비중은 2015년 37.1%에서 2016년 38.2%, 2017년 41.7%, 2018년 44.6%로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손해보험 사기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실손보험 손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손보협회가 경찰과 연계해 장기보험사기 조사에 나서면서 실손보험 청구액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번에 적발된 A안과와 B안과의 실손보험 청구액은 보험사기 조사 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E손보사의 A안과의 실손보험 청구액을 보면 보험사기 조사 전인 올 상반기 월평균 실손보험 청구액은 4억6499만원이었지만 조사가 진행된 하반기 월평균 청구액은 2억7945만원으로 50% 가까이 감소했다. B안과 역시 올 7월 1억8355만원이었던 실손보험 청구액이 11월에는 5520만원으로 줄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손보협회 주도로 실손보험금이 급격히 늘어난 병원을 대상으로 과잉진료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실손보험금 청구 금액이 급감하는 등 보험금 누수를 막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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