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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M&A… 이커머스 업계, 내년부터 본격 생존경쟁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9 18:34

수정 2019.12.09 18:34

내년 159조 규모 이커머스 산업
정부, 관련 산업 일자리 창출 위해
M&A 신속 처리 등 지원 활성화
최저가 등 경쟁에 기업들은 적자
쿠팡, 내년 상반기 IPO 추진
티몬도 매각 절차 가속화
기업공개·M&A… 이커머스 업계, 내년부터 본격 생존경쟁
문재인 정부가 애지중지하는 이커머스 산업이 내년에 '빅체인지'에 돌입한다. 문 정부의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애정은 올 한 해 지속됐다. 청와대가 올해 2월 각 분야 유니콘 기업인들을 초청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 바로 옆 자리에 김범석 쿠팡 사장이 앉아서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전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쿠팡의 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지난 7월 4일 청와대로 초청해 국빈급 대우를 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말 새벽배송의 원조인 '마켓컬리' 물류센터를 방문해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와 만남을 갖고 "이런 기업이 잘 되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이커머스 기업들이 말라버린 '투자금 우물'을 채우기 위해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구조적인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적자생존의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도 이커머스 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M&A 신속 처리와 각종 지원을 활성화한다.

우선 쿠팡의 경우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IPO 추진에 돌입한다. 쿠팡은 최근 거물급 글로벌 재무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는데, 이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쿠팡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받은 30억 달러의 투자금이 내년 말이면 거의 소진된다. 손 회장의 비전펀드의 추가 투자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나스닥 상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최대 주주를 사모펀드로 두고 있는 티몬은 매각 절차가 가속화된다. 최근 거래액 증가보다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둔 움직임도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단계라는 분석도 있다. 티몬은 최근 롯데의 인수설로 홍역을 치렀다.

다만 이커머스 산업이 정부가 기대하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지에 대해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쿠팡은 상생 미니기업 수가 매년 1만개 이상 늘어 현재 5만개가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쿠팡 미니기업 성장률은 81%로 쿠팡의 성장률(65%)은 물론 한국 e커머스 산업 성장률(18%)을 압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 미니기업이 지난해 쿠팡에서만 벌어들인 금액은 2조6541억원이었다. 또 미니기업을 통해 생겨난 일자리는 약 3만2100명으로 추산돼 지난해 국내 10대 기업 하반기 채용 규모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쿠팡이 최저가 상품 판매를 위해 납품업체에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만성 적자도 풀지못한 숙제다. 쿠팡은 지난해 적자가 약 1조에 욕박한다. 위메프는 적자 규모가 지난해의 약 2배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성장을 포기하면 흑자 전환도 가능하지만, 그럼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성장이 이어진다면 현금 흐름이 돌아가고 사업을 이어갈 동력이 된다.
지금 시장 상황은 실탄이 떨어질 때까지 싸워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최근 3년새 매년 20% 안팎으로 급성장해 내년에는 159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의 성공으로 올해 10조~13조원대의 사상 최대의 거래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위메프,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마켓컬리 등도 선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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