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 北에 대화·압박 '투트랙' 전략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1 17:46

수정 2019.12.11 17:46

北 문제 논의 위한 안보리 소집
10일(현지시간) 공동기자회견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웃음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측은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10일(현지시간) 공동기자회견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웃음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측은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북한이 미국의 '역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건드린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겠다"면서도 국제사회 차원의 북한 압박과 더불어 대북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펴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면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길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ICBM 관련 도발을 제지하는 한편, 협상 틀을 유지하면서 미국이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자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즉 북·미 갈등이 확대된 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북한은 서해 위성발사장(동창리 시설)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위치를 바꿀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며 ICBM 관련기술 실험을 시사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행위를 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미국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년 만에 북한 문제 논의를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다.

회의 주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추가 도발에 대한 것으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3차례나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문제 삼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ICBM 카드를 쓰며 지역의 안보와 비핵화 협상 틀을 깨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국제사회의 동의를 구해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인권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인권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소로 '아킬레스건'이다. 심각한 인권유린 국가로 알려진 북한의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다뤄질 경우 '정상국가'를 만들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계획도 틀어지게 된다.


한편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최종적이며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목표를 확인했고 대북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히면서 러시아에도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문제로 미국도 대화 틀을 쉽게 깰 수 없기 때문에 대화와 경고·압박을 함께 쓰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상황관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버티는 '머들스루(muddle through)' 전략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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