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내년 남북관계 험로 불가피..“北 도발 이어질 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7 12:05

수정 2019.12.17 12:05

아산정책硏 '내년도 한반도 정세 전망'
북미관계 경색되며 남북관계 얼어붙어
‘새로운 길’ 속에서 北 도발 강화될 것
전례 없는 긴장감, 남북관계 험로 불가피
지난해 2월 8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이 이동식 차량(TEL)에 실려 이동하고 있는 모습. 화성 15형은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2월 8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이 이동식 차량(TEL)에 실려 이동하고 있는 모습. 화성 15형은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내년 남북관계 역시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남북관계는 사실상 북·미 관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쉽게 풀릴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현재 북·미 관계 역시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소에서 열린 ‘2020년 한반도 정세 전망’에서 국제정치 각 분야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비핵화와 북·미관계, 남북관계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반도 문제를 두고 긍정적 기류가 조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이다.


현재 북·미 관계는 사실상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재 한국을 둘러싼 외교안보적 상황은 어느 때 보다 엄중하고 어렵다면서 현 상황을 볼 때 내년에도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현재 북한은 현 포기 의지가 없고 향후 협상에서도 사실상 핵을 보유를 인정받기 위한 의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북관계에서 보면 북한은 한국에 대한 무력시위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천천히 핵문제를 풀자’는 여론을 형성, 핵 보유를 용인하게 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우주에 대한 평화적 이용을 앞세워 핵 무력을 증강하는 ‘새로운 길’을 펼칠 가능성을 제기하며 내년 북한이 한국에 대해 강도 높은 도발을 할 수 있고, 남북관계의 교류협력 역시 이에 따른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인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는 의미고, 또 북한이 지속적으로 한국에 ‘민족의 이익에 부합하는 선택’과 미국과의 탈(脫) 동조를 강요하는 구도 속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비핵화는 실질적인 진전이 사실상 없었고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핵 기술이 진전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미국은 흔들렸고 북한은 이 같은 성공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비핵화 협상이 발전된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비핵화가 어렵고 더 이상 북한의 핵이 확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핵 군축이라도 진행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가 용인되고 비핵화가 군축 정도에서 마무리될 경우 한국은 북한에 대한 직접적 안보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남북관계 역시 발전단계로 가기 어렵다.

신 센터장은 “내년 전례 없는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지만 ‘잃을 것이 많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전면전을 나가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고 북한이 핵 보유국 인정을 인정받으려는 노선에 대해서는 저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8일과 14일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꺼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위협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같은 저강도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고강도 도발로 미국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16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은 데드라인(시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한의 연말 시한을 외면했고,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ICBM을 겨냥, “북한이 뭔가 한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미국 #남북관계 #아산정책연구원 #ICBM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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