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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人 떠났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 별세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9 17:14

수정 2020.01.19 17:15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19일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이 한·일국교 정상화가 맺어진 지난 1965년 6월 직후에 김포공항에 수행원 2명과 함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19일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이 한·일국교 정상화가 맺어진 지난 1965년 6월 직후에 김포공항에 수행원 2명과 함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한국 유통산업의 거인(巨人)이 떠났다.'
국내 1세대 유통산업의 대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9세.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건강이 악화돼 영면에 들어갔다.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급히 귀국했고, 그룹 주요 임원진들도 병원에 집결해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의 1세대 경영자중에서 '부국강병'을 실천한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나 일제강점기인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이후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모국에서 사업할 길이 열리자마자 김포공항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43세로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던 신 명예회장은 가방을 직접 들고 수행원 2명만 데리고 김포공항에 내렸다. 현재 재계 5위로 성장한 롯데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롯데는 창업 첫 해 8억원 매출, 임직원 5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6년 말 기준 매출 92조 원, 임직원 13만 명이 함께하는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신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은 2세 경영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 간 불행한 롯데그룹 수사가 이어졌지만, 이전까지 신 명예회장이 국내 유통산업에 미친 발자취는 한국 유통산업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

신 명예회장이 한국 유통산업 발전에 미친 공로를 기리기 위한 '상전 유통학술상'도 지난달 초 제정됐다.

한국유통학회에서 제정한 '상전유통학술상'은 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우수한 유통학 연구자들을 발굴 양성하고 격려한다는 취지로 신 명예회장의 호인 '상전(象殿)'을 따라서 제정됐다.


신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 등이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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