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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그래핀 싸고 쉽게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9 12:00

수정 2019.12.19 12:00

KIST, 고품질 그래핀으로 만든 슈퍼커패시터 충전량 세계 최고 수준
그래핀. 게티이미지 제공
그래핀.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저렴한 장치를 이용해 고품질의 그래핀을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서 생산한 그래핀을 이용해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슈퍼커패시터를 만든 결과 단위면적당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량을 나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김명종·김남동 박사 연구팀이 전기용접에 주로 사용하는 아크방전을 이용해 고품질 그래핀 분말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렇게 형성된 그래핀은 우수한 기계적 성질은 물론, 에너지 저장능력이 기존의 탄소전극보다 3배가량 높아 슈퍼커패시터의 대용량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ST 연구진이 만든 고농도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은 우수한 전도도와 표면 이온 흡착성 띄어 기존 탄소전극 대비 전하저장능력이 2~3배 향상됐다. 그 결과 단위면적당 충전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슈퍼커패시터의 장점인 빠른 충·방전 특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단점으로 꼽혔던 에너지 저장능력의 획기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결과다.

현재 연구실에서 만든 그래핀 제조기 크기는 작은 규모다. 지름이 수십㎝ 정도의 작은 반응기를 5시간 가동했을 경우 g단위 정도 생산이 가능하다. KIST 김명종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으로 일정하게 고품질의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산업체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전류를 형성하는 전자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열을 전달하는 능력 역시 탁월해 고효율 태양전지, 슈퍼커패시터 등의 핵심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제조법은 흑연을 가지고 강산용액 공정을 이용해 만들다보니 그래핀의 품질이 일정치 않아 고유의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웠다.

KIST 연구진은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의 품질에 집중했다. KIST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아크방전 그래핀 제조기술은 아크방전을 이욯해서 전기용접하는 하는것과 비슷하다. 4000℃에서 탄소봉을 가열하면 탄소 원자들이 증발하고 점점 온도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그래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반응기 내부에 폴리아닐린을 섞어주면 탄소 자리에 질소가 섞여 들어간 그래핀 분말이 생성된다.

KIST 김명종 책임연구원은 "슈퍼커패시터는 거대 발전소를 대신해 지역별로 분산된 발전소에서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친환경 발전 시스템의 열쇠"라면서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고성능 그래핀 분말이 에너지 생산 및 저장 시스템의 혁신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소자 개발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그래핀 소재·부품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최신 호에 게재됐다.

한편, 슈퍼커패시터는 전기 용량을 중점적으로 강화한 것이다. 화학반응을 통해 충·방전하는 일반 이차전지와 달리 탄소 소재에 붙는 전자의 물리적 흡·탈착을 이용하기 때문에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특히, 순간적으로 고출력의 전기를 낼 수 있는 특성으로 전력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그리드와 지역별 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일반 배터리에 비해 낮은 에너지 저장량이 걸림돌이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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