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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디지털 화폐 패권경쟁 불붙인 '페이스북 리브라'[블록체인 10대 뉴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2 16:29

수정 2019.12.22 19:57

초국가적 담론 제시한 '리브라'
G7 등 각국 법·제도 논의 이끌어
국회 통과 앞둔 '특금법 개정안'
실명확인 계좌 사용 의무화로
업계 제도권 진입 기대감 높여
2019년을 시작하면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제도권 편입, 대중적 서비스 발굴 등으로 기해년(己亥年)이 블록체인 대중화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다. 2019년이 끝나가지만 여전히 제도화는 문턱에 걸려있고, 대중적인 서비스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1년 동안 묵묵히 발걸음을 내딛은 만큼 경자년(庚子年)인 2020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소식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는 연말을 맞아 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가 9인에게 올해의 주요 이슈를 물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이슈를 10대 뉴스로 선정했다. 많은 표를 받지는 못했지만 주목할만한 이슈로 선정할만한 이슈도 함께 정리한다. 블록포스트의 10대 뉴스 선정에 도움을 준 전문가는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박재현 람다256 대표,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이원홍 블루오션 대표,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차명훈 코인원 대표,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가나다 순) 등 9명이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의 2019년 10대 뉴스를 선정해준 전문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박재현 람다256 대표,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이원홍 블루오션 대표,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차명훈 코인원 대표,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의 2019년 10대 뉴스를 선정해준 전문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박재현 람다256 대표,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이원홍 블루오션 대표,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차명훈 코인원 대표,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

올해 블록체인 업계를 달궜던 가장 뜨거운 이슈로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에 가장 많은 전문가들이 표를 던졌다. 9명의 전문가 중 7명이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 발표를 올해 주요 뉴스로 꼽았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페이스북 리브라는 허가형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초국가적 스테이블 코인 체계에 대한 거대담론을 제시했다"며 "만약 리브라 프로젝트가 시작된다면 스테이블 코인 활용에 대한 국제 정책 및 규제 환경이 표준화되고 다양한 후속 서비스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계획 발표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디지털 화폐 패권 경쟁이 가시화 되고, G7은 국제결제은행(BIS) 등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워킹그룹을 운영했다"며 "G7 워킹그룹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각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 제도 논의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금법 개정 추진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은 이슈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정부가 최초로 제정하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법률안으로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고 암호화폐 관련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는 "특금법 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 실명계좌 요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특금법 개정안에서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요건을 갖춘 거래소에 대해선 오히려 실명계좌 발급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명확한 규제 안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 태동

올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탈중앙화금융, 이른바 '디파이(DeFi)'를 절반이 넘는 전문가들이 주요뉴스로 선정했다. 메이커다오와 트리니토 등의 해외 유력 암호화폐 대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빌리빗과 같은 암호화폐 대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인 '커스터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으며, 암호화폐를 맡기고 이자를 받는 형태의 스테이킹 서비스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FATF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규제

우리 정부가 특금법 개정안을 추진할 명분을 만들어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규제도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상화폐 자금세탁방지(AML) 권고안을 시작으로 각국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가 생겨나고 있다"며 "한국도 권고안 덕분에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규제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블록체인 육성 방안 발표

지난 10월, 비트코인 가격을 출렁이게 만들었던 중국 시진핑 주석의 블록체인 육성방안 발표에 3명의 전문가들이 표를 던졌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암호자산에 부정적 기조를 유지하던 중국이 블록체인을 대대적으로 육성한다고 전략을 수정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주석은 지난 10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모임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기술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를 주요 이슈로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발언과 함께 중국인민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급속히 확산됐다. 내년 초에 중국 선전 등지에서 시범 유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뿐 아니라 프랑스 역시 내년 중에 CBDC 발행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탈중앙 신원인증(DID)

올 하반기 블록체인 업계를 뜨겁게 달군 탈중앙 신원인증(DID)도 주요뉴스로 선정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요티와 같은 사업자들이 DID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이니셜 DID 연합,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금융결제원, 라온시큐어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DID 얼라이언스, 코인플러그가 꾸려가는 DID 파트너 네트워크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올해는 국대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로 불리는 빗썸과 업비트가 모두 보유한 암호화폐를 도난당하는 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빗썸은 지난해 약 35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외부 공격에 의해 탈취당한데 이어 올 3월말에는 약 200억원 가량의 암호화폐를 도난 당했다. 업비트에서는 지난 11월 58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이 이상 출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특히 국내의 경우, 특금법 개정안 입법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해당 이슈로 인한 제도권 진입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백트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그룹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의 자회사 백트(Bakkt)가 출시한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도 선정됐다.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의 승인을 받아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대폭 높아졌다.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 서비스 출시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암호화폐 기반 파생상품 출시도 잇따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미국 SEC는 백트의 비트코인 ETF에 대해 비트코인 시세 조작 우려 이슈 등을 내세워 승인을 거절해 아쉬움이 남는다.


■대기업들, 블록체인 시장 진입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하며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고 있고 IBM,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블록체인 분야에서 의미있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자회사인 라인과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김미희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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