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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도발' 불발..北 새해 '위성' 쏴도 美 제한적 대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6 16:21

수정 2019.12.26 16:21

성탄절 선물 건네지 않은 北..우주개발 강조
ICBM 대안으로서 위성 쏴보려는 명분 쌓기?
美 면죄부 주지 않겠지만 제한적 움직임 전망
트럼프 재선 국면에서 北 상황 관리 기조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전경. (38노스) /사진=뉴스1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전경. (38노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을 하지 않은 북한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위성 발사를 가장한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용한 이 시나리오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달렸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5일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지난 시기 우주 개발은 발전된 나라들의 독점물이었지만 오늘날 우주는 많은 나라들의 개발 영역"이라면서 중국과 인도, 이집트의 위성 발사를 소개, 위성 발사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계기 도발을 하지 않음에 따라 26일 기준 닷새 남은 올해 안에 도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하지만 북한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최고 존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의적으로 제시한 '연말 시한'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외교 최대의 성과로 북·미 대화 재개 이후 북한이 핵과 ICBM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꼽아왔다. 만약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을 잘못 건드릴 경우 대화 틀은 깨지고 비핵화 협상도 무위로 돌아가게 될 공산이 크다.

북한이 최근 노동신문 등 매체들을 통해 우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내놓는 것도 직접적으로 ICBM을 쏴 대화 테이블을 엎지는 않으면서 자신들이 가진 ICBM 기술의 완결성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위성이라는 포장지를 씌울 경우 미국도 여기에 극렬한 반응을 보이기 어렵다. 또 최근 북한의 편을 들고 나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주에 대한 평화적 이용이라는 논리를 펴면서 여기서도 북·중·러 공조를 할 경우 북한은 우군도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는 시나리오를 선택하더라도 미국이 현행 비핵화의 틀을 뒤엎는 강경한 대응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만약 신년에 북한이 ICBM 기술을 이용한, 위성으로 가장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북·미 대화 틀을 깨는 대응이나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신 센터장은 "다만 미국도 북한의 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반응까지는 아니겠지만 또 면죄부를 줄수는 없기에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 비난을 하면서 추가적인 대북제재에 나서는, 제한적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며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북한 문제를 대결적 국면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는 북한 문제에서 최대한 잡음을 줄이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결정을 하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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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