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말연시 '인사말' 스트레스…돈 주고 사기까지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5 10:30

수정 2020.01.05 10:30

-연말연시, 명절이면 찾아오는 인사말 고민…관련 앱과 유료사이트도 등장
-"성의없는 단체문자보다 자신만의 표현 들어간 문장이 효과 커"
/사진=뉴스원
/사진=뉴스원

[파이낸셜뉴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씨(37)는 연말연시를 맞아 인사말 찾아 삼만리다. 상투적인 문자를 보내려니 안보내느니만 못할 것 같고, 인터넷만으로 참신한 문구를 찾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거래처 등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문구를 쓰면 더 성의있게 보일 것 같아 찾아보다가 이런 글귀를 모아둔 어플이 있다는걸 알게 됐다"며 "유료로 결제하면 좀 더 긴 문장도 가능해 인사말 고민에서 좀 해결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새해인사 스트레스, 앱·사이트 등장"
새해와 다가오는 구정을 맞아 새해 인사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관련 어플리케이션(앱)과 유료 사이트까지 나오고, 지난 12월 31일 한 포털 사이트 검색어엔 '2020년 새해인사말'이 키워드로 등장했다. 그만큼 센스있는 문구를 찾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단 뜻으로 해석된다.


5일 포털과 업계 등에 따르면 '새해 인사말'이라는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만 해도 인터넷에 떠도는 문구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플리케이션 검색에 '인사말'만 넣어도 수많은 문구와 그림이 담긴 관련 앱들이 이미 시중에 팔리고 있다.

조금 더 긴 글이나 상황에 맞는 글을 찾고 싶으면 인터넷 유료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하는 설날 인사말, 동창회에서 할 수 있는 새해 인사말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가격도 몇 백원부터 수 천원까지로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연말연시 '인사말' 스트레스…돈 주고 사기까지

'새해 인사말'이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관련 문구 모음 앱과 유료 사이트. 상황에 따라 다른 문구도 고를 수 있다. /사진=온라인 화면 캡쳐
'새해 인사말'이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관련 문구 모음 앱과 유료 사이트. 상황에 따라 다른 문구도 고를 수 있다. /사진=온라인 화면 캡쳐

한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오모씨(26)도 지난 1일 상사에게 신년 문자를 보낼 타이밍과 문구를 내내 고민했다. 오씨는 "휴일인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자를 보내도 될지, 보낸다면 몇시에 보내야할지, 뭐라고 보내야 센스있고 인턴의 풋풋함을 전달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고민이었다"며 "결국 인터넷에서 도는 여러가지 문구들을 짜집기해 만들어 보냈다"고 토로했다.

받는 사람도 답장이 고민되긴 마찬가지다. 직장인 박모씨(47)도 "평소에 연락도 안 하던 사람에게 새해나 설날이라고 사진 하나만 '띡' 오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하나 답장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이것도 다 '정(情)'이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팸 메시지같은 인사' 비호감
일례로 지난 2017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705명에게 조사한 결과 '비호감 새해인사' 1위는 '어디서 복사해서 붙인, 출처가 불분명한 스팸 메시지 같은 인사(27.4%)'였다. '한꺼번에 단체 메시지로 처리하는 새해인사(20.1%), '글 한마디 없이 이미지만 달랑 오는 새해인사(9.2%)', 덕담으로 시작해 잔소리로 끝나는 새해인사(8.7%) 등이 뒤를 이었다.
성의있어 보이는 메시지에 많은 이들이 정성을 쏟는 이유다.

전문가도 새해와 같은 기회를 통해 자신의 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는 문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아직 학연이나 지연으로 형성된 겉치레식 의전문화가 강한데, 이런 개개인의 안부 문자들이 개인주의 문화에서 네트워킹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며 "모두에게 같은 내용을 보내는 단체문자는 오히려 무성의하게 보여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자신만의 터치가 담긴 문자는 상대방에게 나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