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현 정책기조가 앞으로 한동안 변동이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1.5~1.75%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가 이어질 것임을 시장에 못박은 셈이다. 현 금리수준이 경제를 과열로 몰고 가지도, 침체를 부르지도 않는 한편 노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적정수준이라는 확신에 점차 다가서는 분위기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해 FOMC에서 세계 경제를 둘러싼 위험이 완화됐고, 미 노동시장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없이 고용이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의사록은 "전반적인 노동시장 여건이 원치않는 자원 압박을 만들어내 않고 더 강화될 수 있음을 가리키는 일부 지표들이 있다는 점을 참석자들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실업률이 3.5%로 5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있고, 임금 상승률은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실업률이 더 떨어지고,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지 않고도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음을 뜻한다. 연준은 또 노동참가율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노동시장에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많다고 노동자들이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노동참가율은이번 장기호황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최근들어서야 최저수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바 있다.
연준은 또 지난 한 해 FOMC의 최대 관심사였던 대외여건에 대해서도 느긋해졌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이 "중국과 무역긴장이 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위험도 더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이어 FOMC 참석자들이 세계 경제 성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미 경제는 대외 여건 악화라는 역풍을 잘 견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런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연준이 미 경제 상황과 자신들의 통화정책에 대해 실질적으로 균형을 잡았다면서 "현 접근 방식에 상당히 편안함을 느끼고 있고, 상당히 일치된 의견들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연내 최소 한 차례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란간 긴장 고조는 대외여건 불안이 미국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연준의 선제적 금리인하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MUFG증권의 금리전략 책임자 존 허먼은 적어도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통화정책을 급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 같은 때 금리인상은 경제라는 엔진에 몽키스패너를 던져 엔진을 망치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석달간 레포시장 금리 안정을 위해 뉴욕연방은행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만기 1년 이하 미 국채를 매달 600억달러씩 사들이는 방법으로 은행들이 연준에 맡겨 둔 지불준비금(예치금)을 확대해왔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아울러 레포시장 안정을 위해 다른 단기 유가증권 매입에 나서는 것과 같은 대안들도 검토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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