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 "자력갱생·간고분투"…장기전 택했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5 17:48

수정 2020.01.05 17:48

북한이 자력갱생·간고분투라는 슬로건을 다시 내걸고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태도변화 없는 미국을 상대로 탑다운 정상회담을 벌이기 요원한 데다 중동사태로 미국의 관심에서도 멀어졌고, 북·미 대화 틀을 깰 수도 없는 '어정쩡한'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4일 관영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노동당 전원회의의 기본정신은 정세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정면돌파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고, 과감한 공격전, 자력갱생·간고분투의 혁명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대내적으로 장기전을 시사했다.

북한 주민들의 사상무장 및 학습교재로 이용되는 노동신문의 자력갱생 대내 메시지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과 반대급부인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의 완화 및 해제가 어렵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단결해 현 상황을 인내하고 견디자는 일종의 독려로 보인다.

최근 북한과 중국·러시아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북한의 장기적 전략에는 긍정적이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최대 압박 속에서 중·러의 지원은 북한의 입장에선 산소 호흡기와 같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중·러는 지난달 16일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 연대를 강화했다.

북한이 내부를 단속하고 우방국인 중·러와의 연대를 강화한다면 미국의 압박에 견딜 수 있는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근본적 대책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미국과 대화를 지속할 시간을 벌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관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강경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가 단기적으론 어렵고, 또 최근 이란을 비롯한 중동문제가 미국 외교의 신년 최대 화두로 급부상한 것을 북한도 알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 대응 전략을 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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