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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서둘러라" 회장님 일성에 IT계열사 '분주'

뉴스1

입력 2020.01.09 07:01

수정 2020.01.09 07:12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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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직원들이 구광모 LG 대표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를 노트북으로 시청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2020.1.2/뉴스1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직원들이 구광모 LG 대표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를 노트북으로 시청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2020.1.2/뉴스1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뉴스1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뉴스1


롯데정보통신 제4 데이터센터 조감도© 뉴스1
롯데정보통신 제4 데이터센터 조감도© 뉴스1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 삼성SDS 부스© 뉴스1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 삼성SDS 부스© 뉴스1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기업 활동 전반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올해 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녹록지 않은 경제 전망 속에 기업들은 저마다 생존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꺼내들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오너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히 신년사를 온라인 동영상 전송으로 대체한 대기업도 있었다.

◇재계 새해 화두는 '디지털'…"변해야 살아 남는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전략, 조직, 사업 모델, 업무 방식 등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최근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는 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 반면 주52시간 근무제 등 '워라밸'을 중시하는 제도와 문화가 자리잡으며 직원들의 일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에게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의사결정,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성 강화 등이 없이는 혁신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과거 기업들의 '전산실'로 불리던 IT서비스 기업들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넘어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하고 사업에 녹이는 중추적인 임무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IT서비스 계열사 발걸음 '분주'…클라우드로 '밭갈기' 부터

연초 각 대기업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들은 디지털 전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밑바탕인 '클라우드'에 대한 중점 투자가 눈에 띈다.

실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에 부스를 낸 삼성SDS는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웍스'를 선보였다.

삼성SDS는 임직원의 83%가 브리티웍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사내 1만7400여 개 업무를 자동화 해 8개월 간 총 44만 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했다. 또 물류BPO 사업에 브리티웍스를 적용, 수십 명이 각 지역별 항공사·선사의 3만여 개 사이트에 매울 접속해 화물 위치정보를 수집·입력하는 단순업무를 자동화해 4000여 시간을 절감한 사례도 소개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IT 신기술로 제조 현장의 모든 정보가 실시간 수집·분석·공유되고 스스로 최적화 상태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제어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5G'와 '에지컴퓨팅'을 만나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

LG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LG CNS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DT 이노베이션' 사업부와 'DT 옵티마이제이션' 사업부를 신설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DT 이노베이션은 시스템 구축을, DT 옵티마이제이션은 유지보수를 주로 담당한다. DT 이노베이션이 신기술을 도입하면 옵티마이제이션이 계속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개념이다. 이 회사는 전체 사업부 구성도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 데이터·분석 등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LG CNS는 먼저 오는 2023년까지 LG 계열사의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중앙의 고성능 컴퓨터에 데이터를 모아 빠르게 처리하는 클라우드는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민첩하게 적용할 수 있어 디지털 전환의 토대가 된다. LG CNS는 지난해 클라우드 전문 기업 오픈소스컨설팅을 인수하고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클라우드 신기술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있는 SK그룹도 지주사 ㈜SK의 IT서비스 사업부문으로 있던 SK㈜ C&C를 올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성하 SK㈜ C&C 신임 대표는 그룹의 '디지털라이제이션'과 '딥체인지'는 물론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와 운영을 주도한 '전략통'이다. SK㈜ C&C는 기존 'BM혁신추진단'을 'BM혁신추진총괄'로 확대해 데이터 기반의 그룹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SK그룹 역시 2022년까지 전체 계열사의 주요 IT 시스템 중 약 80%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 '클라우드 제트'를 보유한 SK㈜ C&C는 전사 클라우드 마케팅·기술·인프라 조직을 하나로 묶은 ‘클라우드 부문’을 신설해 대내외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생존 달린 유통업계 디지털 전환

유통은 디지털 전환을 가장 서두르고 있는 분야다.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며 쿠팡 등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이 기존 유통 대기업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디지털 롯데'를 표방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다양한 전문업체들과의 파트너십과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AI,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로봇, 보안 등 전방위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연말 상품·안면인식 결제시스템 등 정보기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16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솔루션을 공개하기며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연말 용인시에 디지털 전환의 '심장' 격인 네 번째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도 지난해 김포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오픈하고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한국형 아마존고' 셀프 매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과 셀프계산대(SCO),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다양한 리테일 테크는 물론, 스마트워크 솔루션과 정보보안 시장까지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올리브영과 분사해 CJ지주 100% 자회사로 편입한 CJ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도 이후 올해부터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단장 출신인 차인혁 부사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겸 그룹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를 맡아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

◇그룹에서 쌓은 역량 토대로 해외로 간다

대기업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들은 그룹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며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과도한 내부거래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해가고 회사 외형도 키우는 '일석이조'를 노린다.

삼성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해 온 삼성SDS는 올해 경영방침을 '글로벌 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로 정했다. 이 회사는 현지 시장 특성에 맞는 전략사업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현지 회사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도 홍원표 대표가 직접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사들을 만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LG CNS는 지분 35%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영사 맥쿼리PE를 선정해놓은 상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LG CNS는 지주사의 지분율을 낮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맥쿼리PE의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와 스마트 물류, 인프라 투자 등으로 축적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를 도모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먼저 현재 주력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 2021년까지 아시아태평양 '톱3' 기업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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