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본 기업들의 변신이 눈에 띄었다.
우리 기업들도 경계를 허무는 행보를 속속 보였다. SK텔레콤은 CES에서 글로벌 전기차기업 바이톤과 손잡고 한국형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구상을 내놨다. 삼성전자도 CES에서 지능형 반려로봇을 깜짝 선보였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CES에서 하늘을 나는 '개인용 비행체'를 깜짝 공개했다. 현대차는 "더 이상 자동차기업으로 부르지 말아달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다만, 현대차의 변화와 혁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개인용 비행체가 상용화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대차의 개인용 비행체 상용화를 지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연 그럴까. 현대차의 개인 비행체 상용화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2개의 산은 정부 규제와 종전 산업의 반대다. 현대차의 개인비행체가 규제의 벽과 종전 산업의 저항에 막힐 경우 '타다'의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땅에서 달리는 모빌리티인 '타다'가 금지되는 우리나라에서 하늘을 나는 모빌리티인 개인비행체가 상용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타다'는 전국민적인 호평 속에서도 택시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미비한 대응, 정치권의 금지법안 추진 등으로 꽃도 피기 전에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타다' 사례는 기업이 아무리 좋은 혁신 아이디어와 사업 전략을 만들어도 반혁신적인 정부와 정치권 아래서는 한 발짝도 전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혁신, 혁신, 혁신, 그리고 상생!'이라면서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주문이 새해엔 파격적인 규제 혁신으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시간을 되돌려 CES 개막 전날인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꾸만 떠오르는 명장면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권도 봉 감독의 말처럼 '1인치의 벽을 넘는 혁신'을 실행하면 훨씬 풍요로운 한국 경제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정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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