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정 중 산업 폐기물 없어 친환경적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인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지난 3일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유종석 서울시립대 교수팀 등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14일(한국시간) 소재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촉매 1㎏를 사용해 하루 340㎏ 이상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했다. 또한 11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실험을 진행한 후에도 초기성능의 98% 이상을 유지했다. 이 촉매는 지금까지 가장 효율이 좋다고 알려진 값비싼 귀금속계 촉매보다 최대 8배 이상 높은 생산성능을 나타냈다.
성영은 부단장은 "우리 몸 속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들어 내는 효소의 구조를 흉내내 코발트 원자가 그래핀 위에 안정화된 구조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성 부단장은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생산 성능을 보이는 촉매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2차원 그래핀 위에 코발트 원자를 올린 형태다. 개발된 코발트 원자·그래핀 촉매를 산소를 포화시킨 수용액에 넣고 전기를 가하면 별도의 화합물 첨가 없이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이 촉매는 불균일촉매로 균일촉매에 비해 저렴하고, 반응 이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만큼 폐촉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원자 수준에서 불균일 촉매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는 학술적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 촉매가 상온·상압에서도 안정적, 친환경적으로 생성물을 합성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택환 단장은 "향후 과산화수소는 물론 촉매를 사용하는 많은 화학반응에 적용돼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폐수 처리제 등 폭넓게 사용된다. 또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과 같은 분야의 식각 및 세척에도 사용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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