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10층 전체가 텅 빈 유령상가… SH공사 상가활성화 나선다 [현장르포]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3 06:30

수정 2020.01.13 20:36

공실 넘쳐나는 송파 '가든 파이브'
상인과 수년째 임대료 갈등
유동인구 등 과제는 산더미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리빙관 10층. 10층 전체가 공실인 가운데 SH공사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리빙관 10층. 10층 전체가 공실인 가운데 SH공사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송파구 8호선 장지역 인근에 있는 복합 쇼핑몰 가든파이브 '10F 전문식당가'. 조명도 들어오지 않는 10층은 전체가 통으로 비워져 있다. 유리벽에는 "본 물건은 서울주택도시공사 소유이며 임대차 계약은 임대보증금 잔금 미납으로 2019.10.13 일자로 해제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였다. 강남 코엑스몰의 7배 규모에 달하는 가든파이브 일부는 10년 넘게 공실로 유지되고 있으나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조3000억 들인 애물단지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든파이브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 사업'의 후속 대책으로 지어졌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장사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1조3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쇼핑시설 중심인 라이프동, 오피스 중심인 웍스동, 상인들을 위한 툴동으로 구성됐다. 지하5층~지상 11층으로 3동을 모두 합치면 연면적만 82만㎡ 규모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2배, 강남 코엑스몰의 7배 이상이다.

SH공사에 따르면 라이프동(5366호), 웍스동(734호), 툴동(2270호) 등 총 8370호 중 현재 입점호수는 7327호로 공실은 1039호, 12.4% 정도다. 라이프동은 현대시티몰, NC백화점 등 대기업이 입주해 공실률이 6%대로 낮지만 툴동의 경우 공실률이 32%에 달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임종성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와 SH공사 등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이 소유한 상가 1326곳이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임대료 손실액만 293억원에 달한다. 영업에 따른 수익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피해 추정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가든파이브 공실 1039호는 전체 공실의 약 78%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개장 초기에 상인들과 SH공사간 임대료 갈등이 있었고 한번 들어왔던 상인들이 다시 나가기도 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인근 잠실 상권, 코엑스 상권 등으로부터 수요가 분산되고 교통 접근성, 유동인구 등도 해결해야 될 과제"라고 말했다.

■SH공사 "상가활성화 실행할 것"

가든파이브 공실 문제는 언론, 국회의원실 등을 통해 꾸준히 문제가 재기됐으나 10년 넘게 공실로 남으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시티몰 등 대기업 입점사가 운영하는 저층 상권 말고는 활력을 찾아 볼 수 없었다.

SH공사는 특히 공실률이 높은 툴동의 상가활성화를 위해 2017년 총 7회에 걸쳐 민간전문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추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3~4월 툴동 2·3층에 5년 이내 분양전환조건부 임대공급으로 150여호를 공급했다.

SH 측은 "지난해 5~11월 툴동 1층과 5층 활성화를 위해 MD재구성 및 실행계획을 위한 외부 컨설팅 용역을 2회 실시했다"면서 "향후 개발계획에 대한 상인 설명회를 개최하고 상인, 관리단 대표위원, 관립법인 임직원, 공사가 참여한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상가활성화 실행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낙인효과'로 인해 상권 활성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행인 것은 최근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9510가구 초대형 규모의 아파트 단지인 헬리오시티가 입점을 완료했다는 점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어있는 공실을 청년들을 위한 창업 공간이나 용도 변경을 통해 사용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SH공사의 경우 서울시 등 상급기관과 여러가지 계약들이 얽혀 있어 실현 가능 여부는 다시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